[타이베이(대만)=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대만 프로야구에서 치어리더는 연예인급 인기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K-POP 열풍을 등에 업은 한국 치어리더의 인기는 단연 최고다.
한국에 대만의 치어리더 인기가 알려진 건 지난해부터다. 2019년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 소속 치어리더로 데뷔한 이다혜는 지난해 3월 대만 프로야구팀 라쿠텐 몽키스로 이적했다. 한국 치어리더로는 처음으로 대만 야구계에 진출했다. 이후 안지현 등 10여 명의 한국 치어리더들이 대만 야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만에서 치어리더는 단순한 응원 문화 이상의 콘텐츠로 자리 잡혀 있다. 오직 치어리더를 보려고 야구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많다. 야구 경기장에서는 치어리더의 이름이 적혀 있는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팬들의 모습도 흔히 보인다. 야구 경기장 밖에서도 치어리더 관련 콘텐츠는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포토 카드, 그립톡 등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치어리더 관련 굿즈도 다양하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먹거리 포장지에도 치어리더의 사진이 들어가 있다.
그만큼 치어리더의 숫자도 많다. 한 팀에 30명 가까이 치어리더가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는 한국 치어리더다. 대만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치어리더들은 야구 경기장뿐만 아니라 TV 예능, 광고까지 종횡무진 활동을 펼친다. 한국 치어리더의 행보가 대만 현지 신문에 나오는 경우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급여 등 대우도 더 좋다는 후문이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취재를 위해 최근 방문한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국 치어리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경기 전 한국 치어리더가 참가한 팬 사인회가 열렸는데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경기장 내 프리미어12 기념품 상점에는 한국 치어리더의 이름과 얼굴이 들어간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상품을 사기 위한 대만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현지 담당자는 “한국 치어리더의 기념품은 모두 인기가 많다. 특히 안지현의 기념품이 가장 빨리 매진된다”고 귀띔했다.
대만 취재진은 한국 치어리더들의 인기에 대해 ‘연예인’, ‘아이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해당 팀의 야구 선수들보다도 인기가 많다. 야구를 보는 대신 한국 치어리더들의 사진만 찍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팬들도 있을 정도다”라며 “구단의 우승 사진에도 치어리더들은 빠지지 않는다. 방송 중계 화면에도 치어리더가 자주 잡힌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5배는 더 많이 화면에 나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국 치어리더의 인기는 대만의 K-POP 열풍과도 연관이 있다. 대만 야구팀 응원곡으로 사용되는 K-POP이 늘면서 이를 더 잘 소화할 수 있는 한국의 치어리더들이 필요해진 것이다. 15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만난 천즈하오 씨는 “K팝과 관련한 응원은 한국 치어리더들이 최고다. 표정도 밝고, 춤도 정말 잘 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다른 한 대만 팬은 “한국 치어리더들은 팬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사진과 사인 요청을 해도 항상 웃는다. 응원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 그런 모습 덕분이 대만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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