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사진)의 두 차례 연속 금리인하 후 시장은 연준이 현재 금리동결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이날 뉴욕 주식시장 마감 무렵 48%를 형성했다.
전날 마감 대비 7%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승리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이 향후 정책완화 경로에 대해 신중해짐으로써 금리동결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특히 대규모 관세 부과와 이민 단속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제안이 미칠 영향을 연준에서 사전 예측할지 여부가 금리동결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2001년)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확장정책이 결국 연준에 추가 금리인상을 강요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정치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지난 7일 FOMC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거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구할 경우 물러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켈리 전략가는 연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경제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움직임과 관련해선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켈리 전략가는 대선 직전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 "연준이 연방정부에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려 들진 않겠지만 연방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나 할 가능성이 있는 일에 대해서는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 연준 관계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금리동결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연준에서 가장 강한 매파 인물로 평가받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20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연설 중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며 현 기준금리가 생각보다 중립금리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초반 이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진전이 멈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9월 연준이 0.50%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때 유일하게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던 인사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금리인하 속도와 폭이 경제 데이터와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연준은 중립적인 정책 입장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일 버지니아대학에서 연설 중 중립 수준까지 정책금리를 더 내리는 게 적절하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잠시 동결하거나 더 빠르게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4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 행사에 참석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미 경제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현재 미 경제의 놀라울 정도로 좋은 성과 덕에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재개 우려로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연준의 다음 정책 결정은 다음달 18일 FOMC 회의가 끝나면 발표될 예정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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