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포항 박태하 감독(왼쪽)과 울산 김판곤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과 울산 HD 김판곤 감독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코리아컵과 K리그1뿐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하소연이다.
포항은 23일 강원FC와 K리그1 최종전 원정경기를 치른 뒤 27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ACLE 5차전 원정경기를 벌인다. 그러고도 숨 돌릴 겨를이 없다. 3일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코리아컵 결승을 펼쳐야 한다. 박 감독이 “코리아컵 결승에선 특별한 전략을 내세우기보다는 그저 선수단이 컨디션을 잘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한숨을 내쉰 이유다. 실제로 포항은 상대적으로 얇은 선수층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올여름부터 리그와 ACLE에 각기 다른 선수단을 운영하는 ‘이원화 정책’을 펼쳐야 했다.
울산도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23일 K리그1 마지막 경기에서 수원FC를 상대한 다음 26일 ACLE 5차전에서 상하이 하이강(중국)을 만난 뒤 코리아컵 결승을 소화해야 한다. 포항전 직전 2경기 모두 안방인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려 상대적으로 체력 관리에 유리할 수 있으나, 1주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것은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울산으로서도 큰 부담이다. 더욱이 울산은 4연패로 ACLE 리그 스테이지 최하위라 당장 승리가 급하기 때문에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도 편하게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없는 처지다.
김 감독은 “코리아컵 결승은 모두에게 좋은 날짜로 잡았어야 한다”며 “사전 기자회견도 결승 당일과 너무 멀다. 오늘은 리그 경기를 불과 이틀 앞둔 중요한 날이다. 선수단 훈련도 못하고 감독인 나만 빠져나와 기자회견을 하러 왔다”고 대한축구협회(KFA)에 소신 발언을 했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코리아컵 결승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경기일 직전 미디어데이를 진행하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감독 역시 “코리아컵의 위상에 걸맞게 주최측에서도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