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카드학회는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적격비용 제도의 문제점, 향후 과제'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 적격비용 제도 영향으로 소비자 부가 혜택이 감소하고, 카드론 중심의 대출채권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2년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는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 원가 분석을 바탕으로 우대 가맹점의 수수료를 조정하는 제도다. 4차례 수수료 조정으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수수료는 2.3%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각각 낮아졌다. 이렇다보니 카드사들은 비용 축소를 위해 최근까지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 거래를 대폭 줄였다.
서 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는 282개, 체크카드는 91개로 지난해 전체 규모의 80%에 육박한다. 최근까지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거래는 대폭 축소됐고, 1분기 카드사의 모집비용은 16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반대로 고금리 급전대출로 쓰이는 카드론의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2조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 교수는 "적격비용 제도는 카드자산에서 일시불·할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위험자산인 카드론 비중을 확대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며 "카드론 증가로 인한 연체 급증은 대환대출 확대로 이어지는 등 위험자산 증가의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사의 본업은 신용판매 확대"라며 "민간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적격비용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가맹점 수수료를 산정할 때마다 정치적 압력이 반복됨에 따라 가격의 왜곡이 발생했다"며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가맹점 비율을 하향 조정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자체는 여전채 발행금리 등 비용에 자동으로 연동하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을 재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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