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많은 여자들이 스누커를 칠 수 있도록 영향을 주기 위해 나는 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합니다"
영국의 세계 최고 규모의 프로당구 '월드스누커(WST) 투어' 본선행에 도전했던 중국의 '2003년생 세계챔피언' 바이위루(21)가 마지막 관문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21일 영국 레스터에서 열린 '2024 월드스누커 UK 챔피언십' 최종예선에서 바이위루는 잭 리소브스키(33·영국)에게 프레임스코어 1-6으로 져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UK 챔피언십은 WST 투어의 3대 메이저로 불리는 '트리플크라운' 대회다. 따라서 바이위루가 UK 챔피언십 본선(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당구 역사상 최초로 여자 선수가 WST의 트리플크라운 대회 메인 무대에 서게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관문에서 만난 'WST 랭킹 21위'의 강자 리소브스키에게 패하면서 바이위루의 이번 도전은 막을 내렸다.
바이위루는 이번 대회 예선 1라운드부터 남자 실력자들을 연파하고 최종예선까지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라운드에서는 큐스쿨 통과자인 파라크 아자이브(파키스탄)를 6-4로 꺾었고, 2라운드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인 제이미 존스(잉글랜드)를 6-4로 제압하며 3라운드까지 진출했다.
바이위루가 월드챔피언십 8강 진출자인 존스를 꺾으면서 전 세계 당구계는 크게 들썩였다. 남자 선수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스누커 종목 프로 메이저대회에서 여자 선수가 남자 강자들을 연파했기 때문.
이어 3라운드에서 바이위루는 스콧 도널드슨(스코틀랜드)마저 6-5로 꺾는 기염을 토하며 스누커 역사상 최초로 랭킹 이벤트에서 세 경기 연속 승리를 거둔 여자 선수로 기록됐다.
도널드슨은 지난 2020년 챔피언십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저드 트럼프(영국)와 그레임 돗(스코틀랜드)을 준결승과 결승에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그 외 웰시 오픈과 차이나 오픈, 지브롤터 오픈, 폴헌터 클래식 등 대회에서 4강에 올라온 선수여서 바이위루의 승리는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바이위루가 예상을 깨고 3-5에서 세 프레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6-5로 역전승을 거두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이어 최종예선에서는 상대방 리소브스키가 4프레임까지 완승을 거둔 뒤 5프레임에서는 바이위루가 59점을 치며 74:38로 한 차례 승리를 거두었지만, 다음 프레임에서 리소브스키의 85득점과 66득점 등 장타가 나오면서 1-6으로 승부가 마감됐다.
경기 후 바이위루는 "58점을 쳤던 2프레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긴장을 풀지 못했다. 경기 전에는 괜찮았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깐 긴장감이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승리한 리소브스키도 "바이위루가 놀라운 경기를 펼쳤고, 그 스토리가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에 집중력을 유지해야 했다"며 "만약 바이위루가 2프레임에 블루볼을 넣어서 1-1이 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위루는 "이번 대회에서 쌓은 경험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경기 중에 보였던 몇 가지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하며 "많은 여자들이 스누커를 칠 수 있도록 영향을 주기 위해 나는 더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W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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