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선수들. 스포츠동아 DB
인천 신한은행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개막 이후 힘겨운 시간을 겪었다. 올 시즌에 앞서 트레이드를 통해 국내 정상급 가드 신지현(174㎝)을 품었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선 가드 신이슬(170㎝)과 장신 포워드 최이샘(182㎝)을 영입해 국내 선수층을 크게 강화했으나 손발을 맞추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외적인 문제도 신한은행을 괴롭혔다. 구나단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우면서 이시준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 코치는 “훈련도 훈련인데, 마음을 잡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개막 3연패에서 벗어난 뒤 다시 3연패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그러나 64-58 승리를 거둔 20일 청주 KB스타즈와 홈경기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다.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 한층 살아났기 때문이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최이샘이 골밑을 장악하고, 신지현이 공격을 조율하는 이상적 그림이 나왔다. 김진영과 이두나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상대를 압박하며 득점에도 가세했다. 공·수의 핵이었던 타니무라 리카가 발목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은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로테이션 멤버도 부족하지 않다. 기량을 몰라보게 끌어올린 이두나(173㎝)가 포워드 라인에 힘을 보태면서 구슬, 김진영과 효율적인 로테이션이 가능해졌다. 지난 시즌 8경기에서 평균 16분11초를 소화한 이두나는 올 시즌 5경기에서 평균 22분을 뛰었고, 20일 KB스타즈전에선 무려 35분11초 동안 코트를 밟았다. 여기에 최이샘의 복귀로 득점 루트가 한층 더 다양해진 덕분에 상대 수비의 머릿속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판도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흥미롭다. 개막 4연패에 빠졌던 용인 삼성생명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데다, 초반 흐름이 워낙 좋은 부산 BNK 썸을 제외하면 모두가 난형난제의 전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봄농구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새 식구들이 제대로 손발을 맞추기 시작한 신한은행이 더 힘을 내면 순위 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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