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밝힌 ‘100년 기업’ 비전의 핵심은 해외사업 확대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건설사업 수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대우건설에게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었다. 정 회장은 2022년 11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국가최고지도자를 직접 만나 현지 진출 의사를 전달한 뒤 비료공장 2건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초석을 다졌다. 이후 지난해 5월과 11월, 그리고 지난 6월과 11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하며 주요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대우건설은 미네랄 비료공장 건설사업 1건의 낙찰자로 선정됐다. 정 회장은 낙찰 건수가 적더라도 철저히 수익성을 검토해 신규 진출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 회장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부총리, 아쉬하바트 시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 꾸준히 만나며 회사 역량과 기술력을 알렸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추진 중인 아쉬하바트 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해 대우건설의 스마트시티 개발 경험과 기술적 지원 요청을 받은 것은 그의 외교적 행보가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신뢰는 향후 추가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단순히 투르크메니스탄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개발 경험 부족으로 인해 발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신도시, 인프라, 친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중앙아시아 시장을 장기적인 성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은 신시장 개척 외에도 대우건설은 기존 해외사업의 강점을 기반으로 도시개발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은 대우건설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 대우건설은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진행되는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자로 승인받았다.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은 약 96만㎡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주거·상업·교육·문화가 어우러진 균형적인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대우건설은 2035년까지 약 3억 9000만 달러 규모로 진행되는 사업 전반의 기획과 개발을 주도한다. 스타레이크시티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이번 사업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이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단순 시공만으로는 기업의 이윤과 성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해외에서도 디벨로퍼로서 사업 기획부터 시공까지 병행해 새로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16개국을 직접 방문하며 해외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정 회장은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를 세 축으로 삼아 해외 도시개발사업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미 나이지리아, 베트남, 이라크 등 기존 해외 거점에서 LNG 플랜트, 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신항만, 비료공장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며 경쟁력을 쌓았다. 동시에 투르크메니스탄과 체코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대우건설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와 공공시장 성장 한계 속에서 해외시장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정원주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진이 직접 해외에서 발로 뛰며 글로벌 건설 디벨로퍼로 도약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전체 매출의 7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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