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발표한 청년안심주택 입주자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입주자의 91.5%가 주거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공공임대 입주자들은 시세 대비 저렴한 주거비를 만족의 이유로 꼽았다.
공공임대의 월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RIR)은 입주 전 35.6%에서 입주 후 26.6%로 개선됐다. 이 밖에도 공공임대 입주자의 79.0%가 시세 대비 60.2%의 주거비를 지불할 경우 우선 매수 청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는 입주를 완료한 전체 단지 중심의 모집단을 설정해 총 3815가구(공공임대 898가구, 민간임대 2917가구)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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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임대 금전 메리트 부족… 공공임대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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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간임대 입주자의 절반은 주거비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민간임대 입주자의 '매우 만족' 비율(29.3%)은 공공임대(45.2%)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안심주택 입주 유형은 공공임대(23.5%)와 민간임대(76.5%)로 구성돼 민간임대의 비율이 세 배 이상 높다. 민간임대 입주자의 RIR은 34.0%에서 40.7%로 상승해 주거비 부담이 오히려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시세 대비 75%~85%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으나 입주자 입장에선 주거비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민간임대 거주자에게 임차보증금의 30%가량을 무이자로 지원해주는 임대보증금 지원사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예산 소진 시 지원이 불가하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한 96.5%의 입주자 중 임대차 기간 만료 후에 현재 거주 중인 민간임대 청년안심주택을 분양받을 의사가 있는지 묻는 말에는 67.6%만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마저도 시세 대비 64.9%를 지불할 경우 우선 매수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공공임대 거주자의 대다수가 우선 매수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이며 민간임대 시설과 가격 측면의 메리트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청년안심주택이 자녀 출산계획 수립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공공임대 거주자의 69.0%가 긍정 답을 했지만 민간임대 거주자들은 56.3%만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에 그쳤다.
청년안심주택은 2016년 '서울특별시 청년안심주택(옛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시행에 따라 추진됐다. 역세권과 간선도로변의 민간 소유 토지를 개발해 청년 주거 안정을 도모했다.
다만 좁은 평수와 촉박한 공사 진행으로 인한 하자 발생, 일대 재개발에 따른 소음과 고액 관리비 문제 등이 제기됐다. 서울시와 SH가 민간임대의 보증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일각에선 사회초년생을 위한 지원과 책임 소지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우섭 SH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수요자 중심의 주거 정책을 개발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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