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드림' 실현 정의선… 전기차 선도하며 럭셔리카 반열에

현지 생산 강화, 전기차 라인업 확장, 미래 기술 투자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현지 생산 강화, 전기차 라인업 확장, 미래 기술 투자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는다. 정 회장의 '브랜드 강화' 전략과 '퍼스트 무버' 전략이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모빌리티 리더로 도약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진출 이후 사상 최초로 연 15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2022년 대비 20.2% 는 165만2821대가 팔렸다. 정 회장이 총괄 수석 부회장 직함을 맡은 2018년 대비 28%, 매출은 167% 증가했다. 순손실 3301억원에서 순이익 2조7782억원까지 수익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올 10월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10만1333대를 판매하며 최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시장 점유율은 9.5%로 상승해 포드, GM을 제쳤다. 다양한 신차 라인업 출시와 함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에 힘입어 내년 전기차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GMP를 기반으로 현대차는 미국에서 테슬라에 대적할 유일한 회사로 자리매김하며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2020년 정 회장은 완성차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브랜드 아이오닉을 발표했다. 내연기관 플랫폼을 전기차에 적용하던 타사와 달리 전기차에 최적화된 차체 구조·섀시 설계에 나선 것이다. 성능과 효율을 강화하는 고속화 모터, 고밀도 배터리셀,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구조상 길이·면적 수정이 용이해 세단, SUV, 고성능 모델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E-GMP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테슬라에 대적할 유일한 회사로 자리매김하며 전기차 사업의 '골든에이지'를 열었다. E-GMP의 장점을 살려 아이오닉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기아의 EV라인업을 강화했다. 3열 SUV, 합리적인 가격, 안전성 등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기아 EV9으로 3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된 배경이다.

럭셔리와 고성능 시장에서도 이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9년 벨로스터 N을 통해 첫 선을 보인 N브랜드도 이후 아반떼 N((미국명 엘란트라 N)과 코나 N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이 회장자리에 오른 2020년, 현대차는 '전략 2025'를 설정하고 중장기 투자계획 예산으로 5년간 60조1000억원을 책정했다. ▲전동화 10조8000억원 ▲UAM·로보틱스·AI 4조8000억원 ▲자율주행 1조6000억원 ▲커넥티비티 1조원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정 회장은 미국에 2025년까지 8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에는 미국의 자국 생산품 우선주의 정책과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HMGMA 건설을 발표했다. 이로써 연간 전기차 생산은 30만대 향후 50만 대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미국 내 다양한 전기차 수요를 충족하는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그룹은 이제 자동차 제조를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리더로 도약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항공 모빌리티(AAM)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UAM 전문 법인 '슈퍼널', 자회사인 글로벌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구글 웨이모(Waymo)와 손잡고 아이오닉 5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