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잘나가는 타이어업계도 트럼프발(發) '관세폭탄'은 위협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전략이 서로 다른 타이어 3사의 '희비교차'가 극명히 엇갈릴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3분기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587억원, 662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17.9%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2분기보다는 다소 주춤했으나, 고수익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각 사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수익성 지표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2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넥센타이어는 7.4% 영업이익률로,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타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는 3분기 매출 2조4352억원, 영업이익 470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9.3%에 달했다. 금호타이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150억원, 14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2.6%로 두 자릿수를 찍었다.
하지만 넥센타이어만 영업이익률이 7.4%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매출액은 70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523억원은 25%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넥센타이어가 경쟁사 대비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이유를 운임비 증가와 북미 지역 매출 감소에서 찾고 있다. 해외 생산 비중 차이에 따라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넥센타이어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주요 유통 거래선의 경영난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1.9% 감소한 상황에서 올 상반기 해상운임 급등 영향으로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이 11.6%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내 주요 거래처 중 한 업체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선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며 "미국 유통시장에서 영향력이 적지 않고 거래 비중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관세폭탄'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잘나가던 국내 타이어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타이어 3사 전체 매출 비중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최소 10%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3분기 북미 생산거점의 부재로 타격을 입었던 넥센타이어는 트럼프 집권 이후 관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먼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미국 내 생산 공장의 생산을 늘려 관세 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2년 이사회를 열고 일찌감치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을 확정했다. 오는 2026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총 1200만개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도 2년 전 이미 미국 조지아 공장을 증설하면서 연산 능력이 기존 400만개에서 450만개로 늘린 상태다.
반면 미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넥센타이어는 중국과 유럽 체코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 기조 아래 관세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60% 관세가 붙는 중국 공장은 미국 수출에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넥센타이어의 신공장 설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6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낙점했던 미국의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중단했었지만, 현재는 북미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을 보면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만큼 '트럼프 2기 출범'이라는 변수로 국내 업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며 "특히 넥센타이어의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1년 넘게 답보 상태를 보이는 신규 공장 설립이 속도를 낼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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