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세계 최고의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0일(한국시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 53세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현재 계약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10년이 넘도록 맨체스터 시티를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소속 유력기자 사이먼 스톤도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1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구단 측은 '디 애슬레틱'의 최초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고 있지만,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10년 동안 맨체스터 시티에 머물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스톤은 '디 애슬레틱'의 보도와 달리 "새로운 계약에는 1년 더 연장되는 옵션이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과르디올라 감독의 새로운 계약 조건에 연장 옵션이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명장이다.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선수 생활을 보낸 그는 특유의 기술적이고 섬세한 축구 스타일을 전술적으로 다듬어 감독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현역 은퇴 후 바르셀로나B를 지도하다가 2008년 프랑크 레이카르트의 뒤를 이어 바르셀로나 1군 사령탑으로 부임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계 길이 남을 역사를 썼다.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08-09시즌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스페인 클럽 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듬해 UEFA 슈퍼컵,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제패하며 축구 역사상 최초의 시즌 6관왕을 이뤄냈다.
2009-10시즌 리그 2연패에 성공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0-11시즌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더블을 기록했다. 이 시기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출신 선수들로 이뤄진 선수단을 필두로 '티키타카' 전술을 완성해 경기력을 극대화 시켰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축구사를 통틀어 역대 최강팀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2011-12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난 과르디올라 감독은 1년 휴식 후 2013-14시즌 독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미 독일 최강자로 군림하던 뮌헨을 맡아 리그 3연패를 기록했으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하며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16시즌 뮌헨 감독직에서 물러난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하던 맨시티에 부임하며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맨시티와 과르디올라 감독은 모두에게 대성공이었다. 2017-18, 2018-19시즌 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라이벌 리버풀이 거세게 추격했으나 맨시티는 잉글랜드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2022-23시즌에는 리그에 이어 FA컵과 염원하던 챔피언스리그까지 들어올리며 구단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미 트레블을 한 번 경험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통산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하며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다. 사실상 클럽 축구에서는 모든 걸 이룬 셈이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정상에 오리며 전무후문한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달성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금까지 트로피 18개를 가져오며 맨시티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맨시티는 지금까지 많은 트로피를 클럽에 가져온 과르디올라 감독과 오랫동안 동행하고 싶어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 간의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된다.
2024-25시즌이 끝나면 계약 기간이 만료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직까지 구단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는 맨시티를 8년 넘게 지휘 중인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제 휴식이나 새로운 도전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룰 만한 것들을 모두 이루자 그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브라질 국가대표팀과 연결되는 등 클럽 수준에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업적을 쌓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지도할 거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맨체스터 시티의 풋볼 디렉터인 치키 베히리스타인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가능성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치키 베히스타인의 이탈과 우고 비아나의 합류는 지난 10월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나는 '다 끝났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계약이 남아 있고, 프리미어리그 4연패는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니 한번 도전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정말 다 끝난 것 같다. 다음은 대체 무엇일까?"라며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이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맨시티 팬들의 바람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맨시티의 전성기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아스널과 첼시, 리버풀, 토트넘, 맨유 등 프리미어리그 다른 빅클럽엔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도 없게 됐다. 맨시티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최근 프리미어리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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