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울] 김희준 기자= 최근 지속해서 제기되는 경기장 잔디 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의 아산정책연구원 대강당에서 ‘K리그 그라운드 개선방안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여름철 이상고온, 장마 등 K리그 경기장 잔디 피해에 따른 그라운드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심상렬 교수가 진행을 맡고 울산시설공단 김재후 차장, 천안도시공사 최규영 반장, 삼육대학교 환경디자인원예학과 김경남 교수, 이앤엘 잔디연구소 류주현 연구소장 등 잔디 관리에 일가견이 있는 패널들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프로연맹은 잔디 전문가의 주제별 발표를 통해 국내 잔디관리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토의를 거쳐 개선안을 도출했다.
김재후 차장은 ‘문수축구전용경기장 현 실태와 향후 잔디관리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경기장 남쪽의 채광 부족과 여름철 빡빡한 경기 일정 등으로 인해 통풍과 채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 도쿄 지역 주요 경기장을 벤치마킹해 성장조명, 난지형 잔디와 한지형 잔디의 혼용, 쿨링시트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규영 반장은 ‘천안종합운동장 잔디 관리 현황 및 관리자 처우 개선’을 주제로 잔디는 현장에서 세심한 관리를 통해 어느 정도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며, 천안종합운동장의 비결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관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임금, 전문화, 투자 등 관리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경남 교수는 ‘국내 경기장 토양 환경과 잔디 품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서 현장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김 교수는 보다 학문적으로 접근해 토양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한편 잔디 관리를 위해 필요한 이론적 지식,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잔디 관리 전략에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걸 역설했다.
류주현 소장은 ‘해외 구장 사례를 통한 국내 잔디 관리의 전략적 접근’을 발표했다. 스페인 레알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영국 토트넘홋스퍼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 등 최상급 사례를 소개한 다음 겨울이 춥고 여름이 더운 한국은 잔디 생육 환경에 있어 특수한 환경임을 언급했다. 국내 잔디관리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정비, 투자 및 지원 확대, 기후 변화 대응, 관리 주체 간 의견 조율 등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이후 자유 토의와 질의응답에서 나온 주요 내용은 여름 휴식기와 하이브리드 잔디 도입이었다. 현재와 같은 리그 일정에서는 결코 좋은 잔디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게 네 패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이브리드 잔디 역시 한국에 도입이 필요하지만, 연교차가 매우 심한 한국 상황을 고려해 까는 방식(매트)과 심는 방식(인서트) 사이에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전월드컵경기장 등 여타 경기장 관리자들도 이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으며, 이날 심포지엄을 연 프로연맹을 비롯한 상위 기관의 책임도 강조됐다.
프로연맹은 향후 리그 일정이 종료된 뒤 각 구장 관리자들을 모아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추가로 토의할 예정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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