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스트레스 1위 학부모 항의·소란…20년 전엔 업무 과부하"

"교사 스트레스 1위 학부모 항의·소란…20년 전엔 업무 과부하"

연합뉴스 2024-11-20 14:30:01 신고

교총 2004·2024년 교직문화 설문조사 비교…교직 장점 '전문성'→'안정성'

교사 64% "학생·학부모 불신에 무력감"…"교권침해로 교직 인식 변화 극명"

교권 침해 (PG) 교권 침해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올해 교사들은 스트레스 1순위로 학생의 위반행위와 학부모의 항의·소란을 꼽았다. 20년 전에는 해당 답변율이 가장 뒷순위였던 것과 대비된다.

교직의 장점으로는 20년 전에는 '전문성'을 들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안정성'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6월 18∼30일 초·중·고등학교 교원 6천50명으로 대상으로 시행한 교직문화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2004년 같은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2004년과 2024년 연구 결과를 비교하면 교원의 교직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교사의 스트레스 원인에 관한 문항에서 올해 1위는 '학생 위반행위 및 학부모의 항의·소란'(39.8%)이었다. 가장 순위가 낮았던 2004년(11.6%)의 3배 수준이다. 2004년 1순위는 '업무 과부하'(29.7%)였다.

교직 활동 수행의 장애요인에 대해서도, 2004년에는 '과중한 잡무와 자율성 침해'가 57.0%로 가장 많고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 태도'는 10.3%에 그쳤지만, 올해는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 태도 50.1%, 과중한 잡무와 자율성 침해 2.6%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교직의 장점으로는 올해 조사에서 '직업의 안정성'(42.2%)과 '방학을 비롯한 시간적 여유'(21.3%)가 1, 2위를 차지했다.

20년 전에는 '직업의 전문성'(41.4%)과 '사회적 인정과 존경'(22.3%)을 주요하게 꼽은 바 있다. 당시엔 직업의 안정성(9.3%)이나 방학을 비롯한 시간적 여유(9.8%)는 10%에 못 미쳤다.

교사로서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서 올해 응답자의 64.0%는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 태도와 불신'을 선택했다.

2004년 조사에서 가장 많았던 '교육이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교직 가치가 격하될 때'(52.1%)라는 응답률은 올해 10.1%에 그쳤다.

서울교대에 모인 교사들 서울교대에 모인 교사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0일 오후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초등교사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1주기 추모식에 교사들이 참석해 있다. 2024.7.20 nowwego@yna.co.kr

2011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교직 사회의 변화 및 영향에 대해선 78.6%가 '교육 활동 전반에서 학생 인권과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권이 추락하고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심화됐다'는 응답도 91.3%에 달했다. 이는 교총이 지난해 7월 전국 교사 3만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84.1%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것보다 증가한 수치다.

'학생과 교사가 상호 존중하기보다는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응답도 79.7%를 차지했다. '학생 휴식권 보장 등으로 학력 신장에 역점을 둔 교육활동이 어려워졌다'는 응답률은 79.0%였다.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직 사회의 변화와 영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응답보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교원 간 상호협력 및 공감대가 강화됐다'는 57.3%로 '(매우) 그렇지 않다'(42.7%)는 답변을 웃돌았지만, '학생, 학부모의 학교·교원 존중 문화가 확산했다'(28.9%), '교육활동 보호 관련 법·제도 보완이 이뤄졌다'(36.4%)는 부정적 답변(각 71.1%, 63.6%)이 훨씬 많았다.

'교직 내부의 상실감과 무력감이 증대됐다'는 응답은 71.5%였다.

교총은 "교직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이 20년 새 극명하게 뒤바뀌었다"며 "그 변화의 근저에는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세태와 교원을 존중하지 않는 무분별한 교권 침해가 관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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