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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에서 활동한 사기 조직원 9명을 검거하고, 이 중 조직 총책 A(28)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를 포함한 관리책 B(28)씨와 유인책 C(26)씨 등 총 전원은 11월 초 모두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올해 5월부터 10월 말까지 피해자 86명에게 1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로또 예측 사이트 회원이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의 투자 광고를 보고 개인정보를 남긴 사람을 노렸으며, 이들에게 비상장 주식 투자를 권유한 후 보유하지도 않은 주식을 매도하는 것처럼 가장해 속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손해를 본 금액은 적게는 49만원에서 많게는 818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A씨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 절차를 통해 환수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 총책 A씨는 올해 5월께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를 규합해 비상장 주식 판매를 빙자한 사기 조직을 결성했다. 10월 말 경기 부천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될 때까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장 주식 매수를 권유했다. SNS 상에 동영상 투자 광고를 올리고 가짜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를 만들어 피해자를 현혹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나 언론보도로 공모 일정이 공개된 비상장 주식 중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을 범행의 재료로 삼았다. 일반 투자자가 공모 절차에 참여하더라도 높은 경쟁률로 많은 수의 주식을 배정받을 수 없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범행을 계획했다.
일당은 범행 초기인 지난 5월 폐쇄된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의 유료회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피해자를 유인했다. 회원에게 전화 걸어 ‘사이트를 인수했으니 회사가 보유하는 비상장 주식으로 보상하고 있다’고 접근했다.
이 같은 수법의 범행 성공률이 떨어지자 올해 8월부터는 페이스북 등 SNS에 적은 돈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 광고를 게재하며 피해자를 끌어모았다. 이 광고 하단의 버튼을 클릭한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 정보를 수집한 후, 조직원이 투자자문업체와 증권사 직원으로 속여 전화 걸어 주식 매수를 권유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은 지난 8월 피싱 피해사건 중 ‘경찰의 피싱 피해금 환급 기사’를 피해자에게 보내줘 마치 자신들의 손실 보상이 적법한 절차인 양 가장하는 수법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착수 두 달여 만인 지난 10월 사기 조직의 범행 장소로 경기 부천의 한 오피스텔을 특정해 단속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조직이 로또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나 SNS 광고 영상을 클릭한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SNS 광고 영상에 개인정보를 남기면 수익은커녕 자칫 범죄조직의 범행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유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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