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는 짧았다. 주가는 2거래일 상승 마감하는 데 그쳤고 외국인 지분율은 1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 자체 경쟁력 악화가 원인인 만큼 이를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0.71% 내린 5만63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지난 15일 7.21%, 18일 5.98%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중 3조원은 3개월 내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했으나 반짝 상승에 그쳤다.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매입에 나섰지만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지 않은 게 컸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12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1거래일 만인 18일 163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이어 19일에도 1265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 지분율도 51.70%로 최근 1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삼성전자 시가총액 대비 크진 않다. 3조원은 삼성전자 시총 대비 0.9%에 불과하다. 전체 매입 규모인 10조원 역시 시총 대비 3%에 그친다. 주가를 부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증권가에선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는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는 있으나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기 위해선 본업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 자사주 소각 시기와 달리 현재는 업황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개별 기업의 경쟁력 악화에 따라 투자심리가 악화돼 있기 때문이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업황 하락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고 삼성전자의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식을 본격 매수할 시기는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5만원대 중반 이하 주가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수가 가능한 가격대"라며 "상승 사이클에서 역사적으로 2.0배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 배수를 받아온 삼성전자가 경쟁력 하락에 따라 이번 사이클에서는 고점 배수가 1.6배에 머물렀음을 감안하면 최저점 배수의 하향 조정과 소폭의 추가 주가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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