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재명·문재인 리스크'로 '윤석열·김건희 리스크' 덮나.. 지지층 결집 효과도

[이슈] '이재명·문재인 리스크'로 '윤석열·김건희 리스크' 덮나.. 지지층 결집 효과도

폴리뉴스 2024-11-19 19:08:17 신고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9일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현 정부들어 이 대표에 대한 여섯 번째 기소다.

전날에는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 정부 인사 4명을 대검찰청에 지난달 말 수사 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문 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 의뢰지만 칼끝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다른 건으로도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을 겨냥한 수사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의 리스크가 가려지면서 지지층 결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 친명계와 친문계의 결속이 강화될 경우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李, 소환조사 없이 재판행.. 현 정부 들어 6번째 기소

19일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이날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모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카드 등 경기도 예산으로 샌드위치, 과일 및 식사 대금으로 지출하는 등 총 1억65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가 6천540만원에 구입한 제네시스 G80을 이 대표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 주차장에 세워두고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전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번 기소로 이 대표는 일부 병합된 재판을 포함, 총 5개(서울중앙지법 3개·수원지법 2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21년 9월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5일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엔 대장동 개발 비리·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같은 해 10월 12일과 16일에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감사원, 文정부 인사 4명 대검에 수사의뢰.. 칼끝은 文?

文 전 사위 특혜 채용 수사 막바지.. 文 내외도 소환하나

전날에는 감사원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 4명을 대검찰청에 지난달 말 수사 의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과 관련한 감사 결과 이들이 2급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시민단체와 중국에 유출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직까지 검찰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결국 수사의 칼끝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다음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 전 대통령의 옛사위 서모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하고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원)와 주거비(월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준 것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김정숙 여사 측에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피의자로 입건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정숙 여사에 대해서는 '2018년 인도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 의혹'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 의혹'은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이 인도 측 초청이 아닌 우리 외교부의 '셀프 초청'으로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수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지난 6일 당시 출장에 동행한 당시 주인도 한국대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현재 김 여사에 대한 조사 필요성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의 '샤넬 재킷 미반납 의혹'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건과 불법 숙박업 운영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故 노무현 수사로 지지율 상승 'MB 성공사례' 벤치마킹?

친문·친명 결집 강화시 역효과.. 친문 박수현·최재성 "유일한 대안은 이재명"

이처럼 전직 대통령과 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MB정부의 성공사례를 참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50%대 지지율을 기록하다 '광우병 촛불시위'로 10%대로 지지율이 추락했다. 하지만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참여정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며 전 정부의 치부가 드러나자 지지율이 오른 바 있다.

즉, 야권에 대한 수사를 통해 흩어진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지지층들 사이에서는 왜 아직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표를 감옥에 넣지 못하고 있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덮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친문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을 흐트러뜨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자꾸 떨어지는 것에 대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함"이라며 "명백한 정치 보복 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같은 검찰의 수사가 친문계와 친명계를 결집하게 만들 경우 윤 정부에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대표가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으나 친문계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이 대표를 옹호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둘 다 명확한 무죄"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YTN 라디오에서도 "지금 (이재명) 대안 세력을 언급할 수 없다"면서 "유일한 선택이자 유일한 대안은 이재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수석도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야권에서 태산처럼 우뚝 선 형국"이라며 "이 대표가 대법원 최종 판결로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는 한 이 대표 집권을 위해서 같이 뛰어줘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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