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3분기 말 K-ICS 비율은 190~200%, 164.5%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작년 말 기준 K-ICS 비율이 218.8%, 183.8%였던 점을 고려하면 각각 20%포인트 내외로 내린 셈이다. 삼성생명·한화생명과 함께 주요 생명보험사로 분류되는 교보생명은 2분기 말 기준 214.0%의 K-ICS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265.4%)과 비교했을 때 대폭 하락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올해 주요 손해보험사의 K-ICS 비율도 대체로 하락세다. DB손해보험은 작년 233.1%에서 올해 3분기 228.9%로, 현대해상은 같은 기간 173.2%에서 170.1%로 하락했다. KB손해보험도 215.9%에서 204.5%로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주요 손해보험사 중 작년 말 대비 K-ICS 비율이 높아진 것은 삼성화재(280.6%)와 메리츠화재(256.0%) 뿐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 등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역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K-ICS 비율이 높을수록 동시다발적인 보험금 지급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K-ICS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권고한다.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50%포인트 정도 자체적인 여유를 두고 K-ICS 비율을 200% 수준으로 관리한다.
보험사 K-ICS 비율이 하락한 것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미래에 예정된 지출의 현재 가치가 상승한 탓이다. 장기보험 위주의 상품구성을 보유한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향후 K-ICS 비율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본다. 주요국 기준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금리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가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 가정과 관련해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환경과 제도의 변화를 모두 고려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이 2분기 말 대비 약 2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보험사들도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9월 추가 청약까지 진행해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현대해상도 지난 6월과 지난 4일 각각 5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말 K-ICS 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를 대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을 현재의 80%로 완화하기로 한 만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노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을 줄이면 배당 여력이 확대돼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등 주주환원이 키워드로 올라선 만큼 보험사들이 배당 규모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단기간에 K-ICS 비율을 높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보험사별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따져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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