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매매나 전세 대신 월세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8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19일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달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118.0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19.6으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KB부동산의 월세지수 집계는 중형(전용면적 95.86㎡) 이하 아파트가 대상이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8월 35.9%(1만7656건 중 6339건)에서 9월에는 41.9%(1만3470건 중 5644건)로 증가했다.
강남권에선 월세가 급등한 단지가 잇따랐다. 지난달 23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1979년 입주) 전용면적 84㎡(6층)는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6월 같은 면적 4층이 보증금 1억2310만원 월세 166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278가구·2015년 입주) 전용면적 94㎡(12층)는 보증금 8억원 월세 500만원에 계약됐다. 이는 전월 대비 100만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월세가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도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는 총 142건, 2000만원 넘는 월세 거래는 1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되면서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과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였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포인트를 적용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매매나 전세 대신 월세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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