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세계축구의 흐름인 추춘제 리그 운영에 대해 K리그도 서서히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한 시즌은 초봄에 시작돼 늦가을에 끝나는 ‘춘추제’로 진행된다. 올 시즌 K리그1은 3월 개막했고,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포함한 일정은 12월 초 모두 마무리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추춘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각국 리그가 일정을 공유하는 추세에 K리그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래전부터 추춘제로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 리그는 물론 춘추제를 고수해온 아시아권 리그들도 추춘제로 바뀌는 흐름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는 2023~2024시즌부터 추춘제로 변경됐고, 일본 J리그는 2026~2027시즌부터 추춘제를 시행한다.
세계적 대세에 더해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기후도 추춘제 도입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올여름 기록적 폭염 때문에 K리그 경기장의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고르지 않은 잔디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1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추춘제 전환 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각 구단 사무국장과 대한축구협회(KFA) 대회운영팀뿐 아니라 선수, 잔디 및 의료 전문가 등 실무진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긍정적 목소리가 많았다. 추춘제 ACL에 2시즌째 참가하고 있는 울산 HD 최정호 사무국장은 “K리그와 ACL의 서로 다른 선수등록기간을 구단이 따라가기 어렵다”고 호소했고, 선수 대표인 포항 스틸러스 신광훈 역시 “선수들도 대체로 추춘제를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 걸림돌이 많다. 최우선 과제는 예산 집행 문제다. 윤지현 충북청주 사무국장은 “시·도민구단들은 회계연도인 1~12월 단위로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운영된다. 추춘제로 바뀌면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연맹이 계획 중인 12월 중순부터 8주간의 겨울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추춘제 논의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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