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 사진제공|KOVO
현대건설 미들블로커(센터) 이다현(23)이 한국배구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다현은 16일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블로킹 11개를 포함해 16득점으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3일 IBK기업은행전부터 7연승으로 2위(7승1패·승점 20)를 달렸다. 블로킹 11개는 2016~2017시즌 김세영(당시 현대건설·13개)을 잇는 여자부 역대 한 경기 최다 공동 2위 기록이다. 이다현은 팀 선배이자 V리그 통산 블로킹 1위 양효진(2019~2020시즌·11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눈에 띄는 기록은 하나 더 있었다. 이다현은 1세트 블로킹 7개로 여자부 역대 한 세트 최다 블로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개인 최다 기록(2021~2022시즌·4개)은 물론 김수지(흥국생명), 김세영, 양효진(이상 5개) 등 공동 1위 7명을 모두 제쳤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쓴 남자부 역대 최다 기록(2020~2021시즌·7개)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V리그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이다현은 올 시즌 기록이 뒤따를 만한 수준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세트당 블로킹 1.032개로 외국인선수 투트쿠(흥국생명·1.000개)와 오세연(GS칼텍스·0.885개), 양효진(0.839개)을 따돌리고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16일 정관장 메가, 표승주, 정호영 등 리그 정상급 공격수들도 이다현이 구축한 철옹성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다현은 2019~2020시즌 데뷔 후 지난 5시즌 동안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서 한층 노련해졌다. 올 시즌에는 중국 출신 장위(페퍼저축은행·197㎝) 등 자신(185㎝)보다 신체조건에서 크게 앞서는 미들블로커를 적잖게 상대하게 됐지만, 이 역시 극복해내고 있다. 이다현은 “(매치업을 보고) 상대를 미리 생각해두고 유효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갈피를 잡는다. 그렇다고 항상 같은 패턴으로 상대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이)다현이가 최근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도, 타이밍으로 많이 (블로킹을) 잡기에 놀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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