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 지역에 대북 전단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며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 국경 부근과 종심 지역에까지 "한국 쓰레기들이 들이민 각종 정치 선동 삐라와 물건짝들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반공화국 정치 모략 선동물을 살포하는 도발을 감행한 한국놈들의 치사스럽고 저열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는 종이 전단과 과자류, 약품, 어린이 영양제 등이 담긴 풍선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나무, 전선에 걸린 모습이 담겼다.
김 부부장은 "깨끗이 청소해 놓은 집뜨락에 똥개도 안 물어갈 더러운 오물짝들을 자꾸 널려놓는 행위에 격분하지 않을 주인이 어디 있겠는가"라면서 "신성한 우리의 영토가 오염되고 있으며, 수많은 노력이 이 오물들을 처치하는 데 동원되지 않으면 안 되게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가장 혐오스러운 잡종 개새끼들에 대한 우리 인민의 분노는 하늘 끝에 닿았다"면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김 부부장의 대북 전단 관련 담화에 대해 "대북 전단 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전단 살포 단체에 대한 검찰, 지방자치단체 등의 국내적 제재가 시작되는 분위기 속에서 전단 살포 행위의 저열성 등을 부각, 편승하려는 의도"라며 "접경 주민들이 북한의 확성기 대응에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국내적으로 전단 문제에 대한 정부 정책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맞대응 전략의 단점은 자존심 때문에 먼저 온건하게 나가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한반도 상황은 악순환의 연속으로 긴장 고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대북 전단 살포의 묵인 방치가 아닌 적극 규제 개입으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강원 북부 지역에서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을 시도했다. 북한은 지난 8일부터 열흘 연속 경기, 강원 북부와 서북도서 등 접경 지역 전반에서 GPS 전파 교란을 시도 중이다. 초기에는 서북도서 지역에 국한됐지만, 14일부터는 경기와 강원 북부 등 접경 지역 전반에서도 GPS 교란 신호가 잡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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