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에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발생한 교제 폭력 사망사건 가해자가 1심 법원의 검찰 구형량 20년보다 형량이 낮은 12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발생 당일 A 씨는 피해 여성 B 씨와의 이별을 인정하지 않고, B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B 씨의 주거지를 찾아가는 등 스토킹 행위를 했다. 스토킹 행위에 멈추지 않고, A 씨는 B 씨가 살고 있는 원룸의 현관문 잠금장치를 해체해 침입해, 당시 잠을 자고 있던 B 씨의 목을 조르고 뺨을 때리며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B 씨는 병원에서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 중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같은 달 10일 사망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김영석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상해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 때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무려 8년이나 경감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데이트 폭력 범행으로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켰으며, 이런 범행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엄중한 처벌을 통해 사회적 경각심을 주는 것이 절실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건장한 성인 남성인 피고인은 잠을 자고 막 깨어난 피해자 목을 누르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등의 수법으로 상해를 가했고, 결국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라며 "피해자는 19세의 젊은 나이에 자신에게 펼쳐진 앞날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 유족들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겪고 있고,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지난 5월 가해자 구속을 요구하는 '거제 교제폭력' 피해자 부모의 모습. 연합뉴스
이어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사람을 살해한 살인죄로 기소된 것은 아니고, 교제를 중단하려는 피해자에게 보복할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도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이 범행은 피해자와 감정 대립 중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법정에서 죄책감을 느끼며 자기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선고 과정에서 재판부는 "이 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으며, 최근 자주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사건 판단에 있어 많은 고민을 거쳤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선고 후 "우리 딸은 세상을 떠났지만, 가해자는 30대에 출소할 수 있다"며 억울함과 고통을 호소했다.
Copyright ⓒ 금강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