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쌀 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다.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높아지기 마련인데 쌀 수요량이 그보다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4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58만 5000톤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달 예상한 생산량인 365만 7000톤보다 7만 2000톤 적은 수준이다.
쌀 생산량이 줄어든 건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 70만 8012㏊에서 올해 69만 7713㏊로 줄어든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쌀 재배면적은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9월 이후 유례없는 고온은 물론 벼멸구 등에 따른 병충해 피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쌀값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12만 8000톤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보다 1.5배 이상 많은 20만 톤을 격리(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11월 5일자 산지 쌀값은 80㎏(한 가마)당 18만 2700원으로 전달(18만 8156원) 대비 2.9% 감소했다. 전년 수확기와 비교하면 9.9% 폭락한 수준이다. 산지 쌀값 하락 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 목표 가격인 20만 원을 하회하고 있다.
쌀의 공급량이 여전히 쌀 수요량을 뛰어넘고 있다는 건데 현재 수요량을 고려한 2024년산 쌀 초과 생산량은 5만 6000톤이다.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우리술 대축제, 아침밥 먹기 운동 등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줄어드는 쌀 소비의 규모가 과잉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격리 및 공공비축미 56만 톤과 피해벼 매입, 산물벼 8만 톤 인수를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수급상황은 평년보다 좋지 않은 작황과 생산량 감소, 초과량 이상의 정부 시장격리, 피해벼 매입 등에 따라 빠듯한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구조적 공급과잉 문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벼 재배면적을 조정하고 품질 위주의 생산체계로 전환, 신규 수요 창출 등의 내용을 포함한 쌀 산업 근본대책 또한 11월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Copyright ⓒ 금강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