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쿠웨이트 시티, 나승우 기자)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바이에른 뮌헨 출신 독일리거 이현주(하노버96)는 자신감과 당돌함으로 똘똘 뭉친 새내기였다.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에덴 아자르 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반이라고 설명한 이현주는 앞으로도 더 많은 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9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에 위치한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B조 6차전을 치른다.
앞서 대표팀은 지난 14일 쿠웨이트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3-1로 꺾으며 A매치 4연승을 내달렸다. 현재 4승1무, 승점 13으로 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대표팀은 경기 다음날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선수들은 저마다 꿀맛 같은 자유시간을 보냈다. 이후 16일에는 쿠웨이트전이 열렸던 경기장 인근의 보조경기장에서 간단한 훈련을 진행했다.
17일 오전에는 비공개 훈련을 하고 오후 비행기로 요르단으로 향한다. 팔레스타인이 분쟁 지역이라 A매치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요르단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16일 훈련 전 스탠딩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현주가 취재진 앞에 처음 섰다. 지난 쿠웨이트전서 교체로 들어가 데뷔전을 치른 이현주는 9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돌적인 드리블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경기력 만큼이나 인터뷰 중에도 자신감과 당돌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현주는 "진짜 어렸을 때 꿈꿔왔던 대표팀에 데뷔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 뜻깊고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거니까 감사한 것 같다. 경기 전에 감독님께서 교체로 들어갈 거라는 말씀은 따로 없으셨다"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순간, 독일에 있던 이현주는 잠을 자고 있었다. 명단을 확인한 건 일어난 후였다.
이현주는 "그때 독일 시간으로 새벽 시간이어서 자고 있었다. 이제 일어나서 보니까 내 이름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축하 연락도 많이 오고 그냥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해맑게 웃었다.
쿠웨이트에서 완전체로 첫 훈련을 진행할 때 이현주는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과 키를 재기도 했다. 독일 트란스퍼마르크트 기준 이현주는 172cm, 김문환은 173cm다.
이현주는 "홍명보 감독님께선 생각보다 키가 커 보인다고 하셨는데 (손)흥민이 형은 생각보다 작다고 한번 키 재보라고 했다 제가 (김)문환이 형이랑 1cm 정도, 프로필로는 3cm 차이 나는 걸로 나온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프로필이 잘못됐나보다'라고 말하자 이현주는 "문환 형이 몇이에요?"라고 되물었다. 173cm로 나온다고 알려주니 "나도 프로필에서 한 172cm로 나온다. 독일의 프로필로 그게 맞는 것 같다"고 털털하게 미소를 지었다.
현재 대표팀 막내 이현주와 배준호 등 2003년 생 선수들이다. 주장 손흥민과는 무려 11살 차이가 난다.
"세대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한 이현주는 "형들이 다들 잘 챙겨주신다. 제일 처음 본 건 (이)재성 형이었는데 재성이 형은 원래 독일 있을 때 다 알고 지냈다. 모든 형들이 다 먼저 말 걸어주시고 다들 진짜 정말 잘 챙겨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 축구팬들에게 낯선 이름인 이현주는 롤모델로 스페인 레전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과거 첼시 스타였던 에덴 아자르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이현주는 "난 항상 공을 받기 전에도 전진적으로 하려 하는 선수인 것 같다"며 "가까워지고 싶은 건 일단 아자르 선수인데 비슷한 건 이니에스타 반 아자르 반인 것 같다. 어떤 때는 아자르처럼 저돌적이고 어떤 때는 이니에스타 같이 공을 소유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설명했다.
대표팀에 와 본 소감에 대해선 "TV에서만 봤던 진짜 세계적인 형들 보면서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내 인생 성공한 거 같다"고 웃으면서 "어떻게 보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내 축구 인생에 있어서 성공한 거라고 생각하고 처음에는 너무 신기하기도 했다. 근데 이제 좀 적응해 나가면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 적응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경기에 10분 뛰어서 아직 많이 보여준 게 없는 것 같다. 일단 형들 보고 배우면서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부분들을 찾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데뷔전을 치르고 앞으로의 목표는 꾸준한 대표팀 선발과 분데스리가 진출이다.
이현주는 "목표는 계속 꾸준히 A 대표팀에 선발되는 거다. 그 다음에 팀에서도 좋은 활약 펼쳐서 일단 다음 스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분데스리가"라고 말했다.
동갑내기 배준호가 대표팀서 맹활약하는 모습에는 "준호는 대표팀 오기 전에 한 번도 못 봤다. 원래 잘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와서 보니까 진짜 너무 잘하는 선수다. 보면서도 나도 자극이 많이 되는 것 같다"며 "2003년생인데 저렇게 공을 가지고 과감하고 자신감 있게 하는 거 보고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인 것 같다"고 감탄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활약한 홍명보 감독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 이현주는 "확실히 진짜 포스도 있으시고 점잖긴 한데 그래도 처음 왔을 때 약간 장난도 쳐주시고 감사했다"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명단 발표 때 자신을 발탁한 이유로 좁은 공간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100%는 아니고 80% 동의한다"고 답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 있게 할말을 다 하는 모습에 취재진이 '지금 인터뷰하면서 무슨 생각이 제일 많이 드나'라고 묻자 씩 웃으며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현주는 팔레스타인전서 더 많은 기회를 받게 된다면 더 자신있게 플레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현주는 "지난 경기 때도 투입되기 전에 코치님, 감독님께서 일단 무조건 공 잡으면 앞으로, 자신감 있게 일대일 돌파하라고 하셨다. 만약 팔레스타인전도 뛰게 된다면 똑같이 아주 자신감 있게 그냥 내가 가진 것들을 보여주는 플레이를 많이 하고 싶다"고 당차게 답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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