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이달 들어 이틀 빼고 '팔자'…삼성전자 주식 보유율도 51%대 '뚝'
과매도로 기술적 반등 기대…"삼전 실적개선 흐름 나타나야 돌아올 것"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트럼프 리스크' 우려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주식 비중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637조4천877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1천973조5천130억원)의 32.30%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초 32.7% 수준이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7월 36%대까지 늘었으나 점차 감소해 8월 34%대, 9월 33%대, 10월 말 32%대로 내려앉은 뒤 지속해서 줄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천770억원 순매도했다. 일별로 보면 이달 들어 4일과 7일 등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팔자'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수출 중심의 한국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칩스법'(반도체지원법)을 폐기할 수 있다는 관측에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트럼프 리스크를 반영하며 크게 조정받은 상황으로,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주로 삼성전자[005930]에 집중됐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2조7천410억원 순매도했으며, 삼성SDI[006400](3천380억원), 현대차[005380](2천460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7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거 팔면서 지난 14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51.72%로 지난해 4월 25일(51.68%)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종가 4만9천900원으로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내려섰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는 과매도 구간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만 5.4% 하락해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장 마감 후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주가가 추가 반등 동력을 얻으면 코스피 상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기술적 지표들이 일제히 침체권에 진입해 과매도 상태"라며 "기술적 반등이라도 예상을 뛰어넘는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산재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삼성전자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하향세가 멈추고 바닥을 다진 뒤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야 외국인이 다시 코스피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단기간에 주식시장의 낙폭이 컸고,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이 실제로 줄어들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이후로, 취임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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