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스와니예의 ‘Be SOIGNE #1’과 ‘Be SOIGNE #2’. 이타닉 가든 및 조선 팰리스의 다른 레스토랑에서 만날 수 있는 속칭 ‘조랑 페리에’ ‘로랑 페리에 브뤼 밀레짐 2008 조선 팰리스’ 에디션. 단단한 산미와 효모 풍미가 기막힌 르 브룬 드 누빌의 ‘꼬뜨 블랑셰’.
샴페인 보틀에 정식당 로고가 있다고? 고제 맥주 이름이 스와니예? 조선 팰리스가 독점으로 판매하는 로랑 페리에 밀레짐이 있다고? 이 모든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최정상급 레스토랑들이 해외 샴페인 하우스, 국내의 브루어리와 협업해 자신들만의 철학을 담은 컬래버레이션 드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 중 하나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이타닉 가든’을 포함한 조선 팰리스의 레스토랑들에서 판매하는 ‘조랑 페리에’다. “로랑 페리에 브뤼 밀레짐 2008 조선 팰리스는 ‘조랑 팰리스’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요. 2008년이라는 샴페인 역사상 최고의 빈티지, 원액의 포텐셜로 승부하는 로랑 페리에라는 브랜드의 순결성이 저희 조선 팰리스의 철학과 잘 맞아떨어지지요. 저희가 독점으로 공급하는 와인이다 보니 엄청나게 치솟는 와인들의 시장 가격에서 조금 떨어져서 안정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오피시엘 슈발리에 샴페인 기사 작위를 가진 유일한 한국인, 조선 팰리스 김성국 소믈리에의 말이다. 아몬드와 호두에서 맡을 수 있는 견과류의 시큼함, 비스킷의 달콤한 향과 브리오슈의 고소한 냄새, 레몬 제스트와 귤 껍질 안쪽의 새콤달콤 씁쓸한 복합적인 맛들이 아주 옅은, 그러나 무척 매혹적인 환원의 캐릭터와 어우러져 복합미를 선사한다. 스와니예는 협업에서 한발 더 나가 아예 브루어리 부루구루와 함께 ‘양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염분이 녹은 ‘고슐라’ 지역의 강물로 만들어 짠맛을 내는 사워 에일 스타일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굳어진 ‘고제’ 맥주. 이 고제 스타일의 ‘Be SOIGNE #1’이 그 첫 주인공이다. “원래 있던 맥주에 저희 이름만 단 게 아니라 저희 음식들에 어울리는 맛을 디자인하고 부루구루에서 그대로 실현해줬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포트와인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 산화 숙성 방식에 솔레라 시스템을 이용해 더욱 다양한 풍미를 입혔습니다.” 스와니예의 김도완 소믈리에가 말했다. 입에 대기도 전에 짙은 생강과 강렬한 트로피컬의 산미, 진한 허브와 꼬릿한 치즈 냄새가 강렬한 산미와 함께 식욕을 자극한다. ‘Be SOIGNE #2’는 임페리얼 스타우트다. “18세기 말에 러시아 황실에 수출할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다가 1980년 크래프트 혁명으로 부활한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전통과 혁신의 의미를 동시에 가진 스와니예의 색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맥주라고 생각했습니다.” 김도완 소믈리에의 말이다. 짙은 초콜릿, 강렬한 헤이즐넛, 땅콩캐러멜을 연상케 하는 달콤함이 코끝을 맴돌지만 입안에 넣는 순간 말린 살구의 자글자글한 텍스처를 지닌 경쾌한 산미가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몽타뉴드랭스, 코트드블랑, 발레드라마른 등의 다른 지역보다 조금 덜 유명한 코뜨드세잔 지역의 샤르도네를 알리기 위해 1963년 27명의 이 지역 와인 메이커들이 모여 각자의 양조 노하우를 결합해 만든 샴페인이 바로 ‘르 브룬 드 누빌’의 시초다. “지금은 250여 명의 재배자들이 꼬뜨드세잔 지역의 7개 마을 160헥타르 규모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함께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두 개의 미쉐린 별을 자랑하는 정식당의 김민준 소믈리에가 말했다. “이 와이너리의 엔트리 레벨 샴페인 ‘꼬뜨 블랑셰’는 100% 샤르도네만으로 양조한 논빈티지 샴페인이지만, 그해의 포도를 베이스 와인으로 삼고 리저브 샤르도네 원액을 블렌딩하며 30개월의 병 숙성을 거쳐 복합미가 무척 훌륭합니다. 이 샴페인 하우스의 앰배서더를 맡게 된 건 제게 큰 영광이죠.” 김민준 소믈리에가 말했다. 잘 익은 사과와 서양배, 높은 산도가 주는 청량감과 풍부하게 느껴지는 효모와 견과류의 풍미가 완벽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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