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전 패배는 류중일호에 큰 충격으로 다가온 듯했다. 경기 후 만난 선수들 모두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3-6으로 졌다.
앞선 13일 조별리그 첫 경기 대만전에서 3-6으로 패한 류중일호는 14일 쿠바를 상대로 8-4로 승리하면서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일본전에서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경기 후 만난 류중일호 주전 포수 박동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이날 태극마크를 달고 첫 홈런을 때려냈지만, 팀 패배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박동원은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져서 아쉬운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1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홍창기는 "선수들이 정말 잘한 경기였는데 져서 아쉽다. 역전당했을 때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7회) 상대 홈런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고 아쉬워했다.
5회초 대타로 타석에 서 1타점 2루타를 때린 윤동희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졌으니, 일본전을 복기하면서 다음 경기를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일본 투수들이 다 뛰어나고 좋은 기량을 갖췄다. 저희도 거기에 잘 대비하고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패배했으니 준비했던 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팀의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2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유영찬은 "결과가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이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뭉쳐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류중일호가 속한 B조 상위 1, 2위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된다. 한국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전을 남겨두고 있다. 조 2위로 슈퍼라운드 막차 티켓을 잡기 위해선 최소 3승 2패를 해야 한다. 따라서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긴 뒤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류중일호는 포기하지 않는다. 선수단은 남은 2경기 사활을 걸고, 다른 팀의 경기 결과에서 한국에 운이 따르는 시나리오를 그린다.
윤동희는 "일본전 졌다고 해서 완전히 대회가 끝난 건 아니다. 남은 2경기를 잘 마무리해서 경우의 수를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면서 "한국 국민들께서 열심히 응원을 해주시고 계신다. 거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저희 모두 열심히 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동원은 "일본과 대만이 남은 경기를 다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야구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저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승리를 위해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신민재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한다.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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