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양구/김민영 기자] 이번에는 '2008년생 돌풍'이 몰아쳤다. 프로당구(PBA) 투어에서 우승한 김영원(17)보다 1살이 더 어리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16세' 김도현(상동고부설방통고)이 '세계랭킹 3위' 김준태(경북체육회)와 '세계 48위' 황봉주(시흥체육회)에 이어 국내 13위의 '베테랑' 정연철(대구)을 꺾고 전국대회 8강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15일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청춘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대한체육회장배 2024 전국당구대회' 16강전에서 김도현이 정연철에게 35이닝 만에 40:39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김도현은 이날 앞서 벌어진 32강전에서 김준태를 23이닝 만에 40:26으로 꺾은 데 이어 정연철마저 1점 차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전날에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황봉주를 27이닝 만에 40:27로 제압하며 돌풍을 시작했다.
한걸음만 더 나아가면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와 맞대결까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김도현이 이번 대회에서 맹타를 이어가고 있는 조명우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준결승까지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한국 당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다.
황봉주와 김준태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16강에 올라갔지만, 갈수록 김도현의 승부는 어려웠다. 16강에서 만난 정연철은 큰 점수 차로 끌려가다가 막판에 하이런 10점을 치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김도현은 11이닝까지 7득점으로 공격이 지지부진하다가 12이닝 4점타를 기점으로 6이닝 동안 16점을 몰아치며 23:12로 앞서갔다.
그리고 중간중간 기회마다 점수를 내며 29이닝에는 31:19로 계속 리드를 지켰다. 이후 정연철이 30이닝에서 7점타로 따라붙어 33:26까지 거리가 좁혀졌고, 35이닝에서는 36:29의 점수를 하이런 10점타로 뒤집어 36:39로 역전당해 김도현은 탈락 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정연철이 마지막 1점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넘겨준 35이닝 후공에서 김도현은 침착하고 대담하게 공격을 이어가며 남은 4점을 한 번에 득점하고 40:39로 재역전승을 거두었다.
김도현은 16일 오전에 열리는 8강전에서 이정희(시흥체육회)와 준결승행을 다툰다. 이정희는 16강전에서 김성문(경북)을 26이닝 만에 40:2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다른 8강전에서는 조명우와 김민석(부산체육회)이 맞붙는다. 조명우는 이날 32강전과 16강전을 모두 2점대 애버리지로 승리했다.
32강에서는 이용표(제주)를 15이닝 만에 40:14로 꺾어 애버리지 2.667을 거두었고, 16강에서는 손준혁(부천체육회)에게 19이닝 만에 40:18로 승리해 2.105를 기록했다.
전날 128강 첫 경기에서는 한재영을 18이닝 만에 40:22로 꺾으며 9이닝에 하이런 20점을 득점하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조명우는 대회 2연패를 향해 이틀 동안 애버리지 2점대와 하이런 20점의 공격력을 앞세워 이처럼 순항했다.
절정에 올라 있는 조명우를 8강에서 상대하는 선수는 김민석. 16강에서 김민석은 차명종(인천체육회)에게 20이닝 만에 40:33으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라왔다.
김민석은 지난해 대한체육회장배에서 준결승에 진출해 당시 조명우에게 32이닝 만에 27:50으로 패한 바 있다. 조명우를 상대로 이번에는 8강에서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이번 대회 8강은 조명우와 김민석, 김도현과 이정희, 그리고 허정한(경남) 대 이범열(시흥체육회), 정역근(시흥) 대 이형래(세종)의 대결로 압축됐다.
16강에서 허정한은 조치연(안산체육회)을 30이닝 만에 40:3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전날 첫 경기 128강전에서 12이닝 만에 40:9로 박상우(서울)에게 승리하며 대회 최고 애버리지 3.333을 기록한 허정한은 64강에서는 이성학(고양)을 22이닝 만에 40:24로 꺾고 이날 32강에 출전했다.
허정한은 32강에서 김동룡(서울)을 27이닝 만에 40:26으로 제압한 뒤 조치연을 꺾고 8강에 진출해 이범열과 준결승행을 다툰다.
이범열은 32강에서 박준영(충남)을 40:24(27이닝), 16강에서 김형곤(서울)을 32이닝 만에 40:20으로 누르며 8강에 올라왔다.
또한, 정역근은 16강에서 임형묵(수원)에게 40:38(28이닝)로 신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고, 이형래는 최완영(광주)을 24이닝 만에 40:34로 꺾고 8강에 올라와 정역근과 승부를 벌이게 됐다.
올해 마지막 대회인 이번 대한체육회장배에서 최후의 4강까지 김도현의 '2008년생 돌풍'이 이어질지, 조명우나 허정한이 다시 한번 정상 등극에 성공할지, 새로운 챔피언에 도전하는 다른 선수들이 다른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장할지 주목된다.
16일 8강전은 오전 10시와 낮 12시에 벌어지며, 준결승은 오후 2시와 4시, 마지막 결승전은 오후 8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사진=양구/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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