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받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가 67회를 맞이해 각 부문별 수상 후보 아티스트들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평단과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고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신인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신인상은 과연 누구의 품으로 안기게 될까요?
벤슨 분
그래미 어워드의 신인 아티스트 후보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벤슨 분(Benson Boone)은 ‘Beautiful Things’로 각종 소셜미디어의 숏폼을 강타하고 빌보드 200차트 1위와 빌보드 핫100 차트 2위를 석권한 신예 아티스트입니다. 2021년에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9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벤슨 분은 BTS 정국의 샤라웃을 받기도 한 신인이죠.
특히 ‘Ghost Town’, ‘Beautiful Things’, ‘Slow It Down’ 등의 곡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되며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벤슨 분의 지명은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유명한 그래미 어워드도 역시 SNS와 바이럴의 트렌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인데요. 앞서 작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타일라(Tyla)가 ‘Water’로 바이럴 트렌드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아티스트였습니다.
사브리나 카펜터
사브리나 카펜터(Sabrina Carpenter)의 후보 지명은 많은 음악팬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습니다. 빌보드 핫100차트의 2위부터 4위까지 싱글 ‘Espresso’, ‘Please Please Please’, ‘Taste’로 줄세웠던 사브리나 카펜터는 데뷔 이래로 올해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배우로 데뷔해 꾸준히 활동하던 사브리나 카펜터는 2022년 정규 5집 <emails i can’t send>로 음악 커리어의 빛을 보기 시작해 2024년 발매한 정규 6집 <Short n’ Sweet>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죠. 또한, 사브리나 카펜터는 신인상 이외에도 ‘Espresso’를 올해의 레코드상, ‘Please Please Please’를 올해의 노래상, <Short n’ Sweet>를 올해의 앨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제너럴 필드에서만 4개 부문에 지명되었습니다. 10년 동안 음악 커리어를 쌓으며 마침내 ‘차세대 팝스타’로 불리는 사브리나 카펜터가 과연 제67회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의 조명을 받을 수 있을까요?
도이치
그래미 어워드는 최근 여성래퍼들 사이에서 뜨거운 하입을 받고 있는 도이치(Doechii)에게도 신인상 후보의 조명을 비췄습니다. 도이치는 데뷔 초반에 공개한 ‘Yucky Blucky Fruitcake’의 틱톡 내 성공적인 바이럴로 TDE와의 계약까지 성사시킨 래퍼인데요. 직설적인 랩 스타일과 탄탄한 실력을 지닌 아티스트로 니키 미나즈(Nicki Minaj)와 비견되는 아티스트죠. 최근 수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의 새 앨범 <CHROMAKOPIA>에 피처링을 했을 뿐 아니라 코닥 블랙, SZA, 케이티 페리 등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성사시키며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크루앙빈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밴드 크루앙빈(Khruangbin)도 신인상 후보에 올라 놀라움을 전했습니다. 태국어로 ‘비행기’를 의미하는 크루앙빈은 60-70년대의 태국 펑크를 기반으로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밴드인데요. 최근 발매한 앨범 <A LA SALA>는 처음으로 게스트 뮤지션없이 크루앙빈 본연의 색깔을 드러낸 앨범으로 크루앙빈의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편, 크루앙빈을 포함한 사브리나 카펜터, 레이, 테디 스윔스는 2020년대 전에 데뷔한 베테랑 아티스트인데요. 대중들은 베테랑들을 신인상 후보로 올린 그래미 어워드를 향해 신인상 기준에 대한 수많은 의문을 던졌죠. 이에 그래미 어워드는 데뷔 시점 기준이 아닌 창의적인 작업물로 가득한 대중음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폭넓은 대중을 사로잡았는지를 기준으로 본다고 밝혔죠. 해당 기준은 2024 그래미 어워드에서 15년차 뮤지션이자 작곡가로 활동하던 빅토리아 모넷(Victoria Monet)이 R&B 앨범 <JAGUAR II>로 플레이어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레이
데뷔 10년차에 접어든 레이(RAYE)도 신인상 후보에 지명되었습니다. 2023년에 발매한 첫 정규 앨범 <My 21st Century Blues>는 긴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신인상 후보로 오른 이유를 자명하게 보여주는데요. 레이는 어린 나이에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 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지 못해 2023년에서야 인디펜던트로서 자전적인 스토리를 담은 <My 21st Century Blues>를 세상에 내놓았죠. 해당 앨범은 진솔함이 담긴 가사로 대중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으며, 특히 리드 싱글 ‘Escapism’이 틱톡에서 바이럴을 타며 각종 차트를 휩쓸고 레이의 첫 빌보드 핫100 차트 진입이라는 결실을 맺어주었습니다.
채플 론
2024년 음원 차트를 뜨겁게 달군 신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채플 론(Chappell Roan) 역시 신인상 후보로 올랐습니다. 채플 론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한 퀴어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 다양성을 외치는 뮤지션입니다. 채플 론이 4월에 발매한 싱글 ‘Good Luck, Babe!’는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경쾌한 신스팝 장르로 풀어낸 곡으로 빌보드 핫100 차트 4위라는 성적을 거뒀죠. 특히 해당 곡은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억 스트리밍을 달성한 곡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채플 론은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의 GUTS 투어의 오프닝을 장식하고, 코첼라와 롤라팔루자 등 페스티벌의 라이브 무대로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대세 뮤지션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채플 론은 2024 VMA에서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상의 영예를 거머쥐는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샤부지
샤부지(Shaboozey)는 릴 나스 엑스(lil Nas X), 비욘세(Beyoncé)가 쏘아올린 흑인 컨트리 장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모건 웰런(Morgan Wallen)의 컨트리 앨범이 빌보드 정상에 오르며 컨트리 장르의 열풍을 가져오기도 했는데요. 샤부지가 발매한 싱글 ‘A Bar Song(Tipsy)’는 비욘세의 ‘TEXAS HOLD ‘EM’을 이어 빌보드 핫 컨트리 차트 1위를 달성했고, 현재 16주 연속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죠. 흑인 컨트리 뮤지션의 히트곡이 그래미 어워드에서 컨트리 장르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번 시상식을 주목해 보세요.
테디 스윔스
R&B 뮤지션 테디 스윔스(Teddy Swims)는 유튜브로 커리어를 시작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 후보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2023년에 발매한 ‘Lose Control’은 테디 스윔스의 매력인 허스키 보컬을 내세운 곡으로 테디 스윔스 커리어 내 첫 빌보드 핫100 차트를 진입하게 해준 히트곡입니다. 테디 스윔스는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 후보에 오른 후 X에 “역사상 최고의 신인 아티스트들 사이에 제가 지명된 것은 너무 큰 영광입니다”라며 기쁜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