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스미는 찬 기운이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연말은 양가감정을 갖게 되는 시기다. 잦은 모임과 거리를 가득 채운 불빛들로 마음이 들뜨기도 하지만, 왠지 모를 공허함과 우울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를 미국심리학회(APA)에서는 '홀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 일명 '연말연시증후군'이라 정의했다. 우울감과 무기력증, 외로움, 공허함, 식욕저하 등이 주증상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드는 아쉬움과 허탈감, 변화해야 한다는 압박감, 상대적 박탈감 등이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다. 계절적인 영향도 한몫한다.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비타민D가 부족해진다. 비타민D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데,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면 우울감이 증폭된다. 또 해가 짧아지면서 수면 관련 호르몬인 멜라토닌에도 변화가 생기고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다.
연말이라는 특정 시기에 찾아오는 심리적인 변화와 계절 변화로 인한 감정 장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문제는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만성적인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연말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연말증후군은 마음의 병이므로 무엇보다 감정 관리가 중요하다. 현재의 기분을 글이나 그림으로 기록하며 감정을 차분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 보며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가족, 친구들과의 원만한 상호작용도 정신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상대적 박탈감, 상실감을 유발하는 모임이나 SNS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 등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증상 개선을 위해 부족해진 비타민D를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달걀노른자, 등푸른생선, 연어, 버섯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복용하면 비타민D 결핍을 예방할 수 있다.
우울감, 무기력함이 밀려드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삶의 행복을 갉아먹지 않도록 평소보다 정신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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