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내수시장 침체 속에서도 해외사업 확대로 선방한 실적을 보였다. 15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주요 식품 기업들은 해외사업 다각화를 통해 시장 리스크 분산에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3분기 식품사업 부문에서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바이오와 사료 사업의 호조로 선방했다. 국내 식품 매출은 6.1% 감소했지만 해외 식품 매출은 5.1% 증가했다. 특히 바이오 부문은 트립토판, 알지닌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견인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 급증했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17% 성장하며 디지털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라면업계는 내수와 해외 실적 희비가 더욱 뚜렷하게 갈렸다. 해외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 101%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3428억원을 달성,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반면 내수 비중이 큰 농심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6%, 32.5% 감소했다. 다만 농심도 해외법인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베트남(20.4%)과 일본(20.3%)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호주(15.4%)와 미국(1.4%) 법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뚜기와 오리온도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뚜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23.4% 감소했으며 매출도 0.5% 줄었다. 오리온은 국내 매출이 0.4% 감소한 데 이어 주력시장인 중국에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와 12.7%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상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3분기 매출이 3% 증가했고 소재 사업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30.3% 증가했다. 다만 내수 침체로 인해 식품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12.9% 감소했다.
업계는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신제품 '신라면 툼바' 출시와 현지 용기면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도 인도네시아, 유럽 판매법인 신설과 함께 내년 밀양2공장 완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K-푸드' 인기에 힘입어 해외사업이 선전하고 있다"며 "시장 다변화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 가능성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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