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부담 가중…자사앱 확대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배달 수수료 부담 가중…자사앱 확대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투데이신문 2024-11-15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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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 제12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지난 14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 협의체 제12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배달 플랫폼들의 수수료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사앱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사앱을 이용하면 가맹점주가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도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마케팅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배달앱의 견고한 입지와 소비자 유치의 어려움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12차 회의에서 중개수수료율 인하 상생 합의안을 도출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일괄 적용하던 9.8%의 수수료율을 매출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안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업계가 뜻을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일부 입점 점주 단체는 배달비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없는 방안이라며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이처럼 배달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는 자사앱 이용자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최근 자사앱 고객 유입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며, 특히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업계는 자사앱 강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업계 1위 bhc치킨은 지난달 자사앱을 통해 인기 메뉴 뿌링클을 4000원 할인된 가격인 1만7000원에 판매했다. 행사 기간 동안 자사앱을 통한 뿌링클 주문 건수는 전월 대비 40배 이상 증가했고, 매출은 20배가량 늘었다. 이에 힘입어 bhc는 해당 이벤트를 이달까지 진행 중이며, 총 4개의 메뉴를 릴레이로 2000원씩 할인하는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11월 한 달간 매주 금요일 자사앱을 통해 특정 메뉴를 주문할 경우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블랙 프라이드 데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에는 BBQ앱으로 주문 시 황금올리브 반마리를 무료로 증정하는 대형 이벤트도 진행했다. 교촌치킨 역시 10월 말부터 11월까지 자사앱에서 신메뉴 및 인기 메뉴 할인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자사앱 프로모션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사용자 수와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bhc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자사앱 사용자 수가 50만명에 이르러 9월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BBQ의 경우, 코로나 이전까지 자사앱 사용자 수가 30만명에 그쳤으나, 2020년 8월 ‘네고왕’ 프로모션을 통해 260만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후 자체적인 프로모션과 행사를 통해 자사앱 누적 가입 수는 현재 약 400만명이 됐다. 교촌치킨은 동종업계보다 빠르게 자사앱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지속해 현재 업계 1위 수준인 56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사진 출처=뉴시스]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사앱 강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달 플랫폼과 달리 중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가맹점주들이 10%대에 이르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덜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상생 차원에서 자사앱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본사 입장에서도 연령대, 성별 등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전략적인 마케팅과 신메뉴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에서는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주문 데이터를 입점 프랜차이즈에 공개하지 않지만, 자사앱 고객 데이터는 확보가 가능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트렌드 분석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자사앱 사용률이 꾸준히 증가하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배달앱과의 수수료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앱의 충성 고객층이 형성되면 배달앱 측에서도 본사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배달앱 점유율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고, 지속적인 소비자 유치가 어렵다는 점은 현실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소비자들은 메뉴 선택권이 다양하고 익숙한 배달앱을 사용하려 한다. 행사 기간이 끝나면 자사앱을 삭제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사앱 강화와 상생 방안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길프랜차이즈연구원의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자사앱을 강화하면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 업체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독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업계가 협력해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과 시민 사회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특정 앱이 시장을 독점하지 않도록 정부가 합리적인 규칙을 마련해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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