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국가통계센서스연구소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10월 월간 인플레이션율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2.7%를 기록했다. 이는 엄격한 긴축 정책을 추진해 온 하비에르 밀레 대통령의 재정 정책 효과가 일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연간 물가상승률은 193%에 달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이는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긴축 정책의 장기적 효과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밀레 대통령은 스스로를 '무정부 자본주의자'로 칭하며,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지출 삭감과 예산 적자 해소 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통령 취임 직후, 페소화의 가치를 50% 이상 절하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이로 인해 월간 인플레이션율은 한때 25.5%까지 치솟았다. 이후 몇 개월간 인플레이션율은 하락 추세를 보였고, 5월 이후 월간 인플레이션율이 5%를 밑돌며 안정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최근 라틴아메리카경제연구재단 회의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적 왜곡 요인인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임금 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으며, 임금은 181.9% 상승한 반면 물가는 209% 상승해 실질 임금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
밀레 대통령은 전기톱을 상징으로 내세우며 선거운동에서 공공지출 삭감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으며, 현재 에너지와 교통보조금 및 수천 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줄였다. 이로 인해 15년 만에 예산 흑자를 달성했으나, 경제 불황의 여파로 인해 빈곤층 비율은 급증하여 올해 상반기에는 52.9%에 도달했다.
한편, 밀레 대통령은 최근 기업가 회의에서 일부 산업의 회복세를 언급하며 "아르헨티나 경제가 사막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나라는 다시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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