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고금리 상황 속 내수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쇼크'까지 덮치며 우리나라 경제에 암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 폭은 전년 동월 대비 8만3000명을 기록하며 넉 달 만에 10만명을 밑돌았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9만3000명(-4.3%) 줄어 206만1000명을 기록했다. 건설업 취업자 규모는 2019년 10월 203만9000명 이후 10월 기준 5년 만에 가장 작았다.
건설업 침체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 속에 수출까지 주춤하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감소했다. 수입은 158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1.0% 줄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의 뾰족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공약으로 관세와 상호무역법을 도입해 미국은 무역수지를 균형으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간의 무역관행을 바꾸고, 주요 수출기업에 압박을 강화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전방위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실물경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지만 정부의 위기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증가세가 미약한 수준에 그친 데다 건설투자 부문의 부진이 극심하다는 이유였다. KDI는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낮은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고환율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공사비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공사비가 치솟아 시름하던 건설 시장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공사비가 더 오르진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9월 건설공사비 지수(2020년 100을 기준)는 130.45로 전년 동기(129.34) 대비 0.8% 늘었다. 2021년 115.52에서 2022년 125.52로, 2023년에도 129.34로 올랐다.
정부는 건설 부문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며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만간 3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연간 공사비 상승률을 2% 내외로 안정화하기 위한 '공사비 안정화 프로젝트'를 가동한 데 이어 공공 공사비 현실화 방안도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8.5%였던 공사비 상승률을 오는 2026년까지 2% 내외로 안정화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장기추세선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또 공사비 안정화를 통해 건설시장 활력을 제고함으로써 내년 건설수주액 200조원 돌파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사비 인상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자재비, 인건비, 공공조달의 공사비 3대 안정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사비가 폭등했지만 제대로 책정되지 않은 탓에 입찰 불발 사태로 이어지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 건설경기를 끌어올리겠다"며 "향후 건설시장 동향과 건설공사비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건설공사비가 안정되고, 건설시장이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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