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손잡은 엔비디아…소프트뱅크와 AI 슈퍼컴 만든다

일본과 손잡은 엔비디아…소프트뱅크와 AI 슈퍼컴 만든다

한스경제 2024-11-15 05: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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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 황 CEO(왼쪽)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에서 대담하고 있다. / 엔비디아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왼쪽)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에서 대담하고 있다. / 엔비디아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생태계를 장악 중인 엔비디아가 협력 파트너인 일본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돕는다. 엔비디아는 12~13일 일본에서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을 열고 "일본 AI 생태계를 가속화하고 글로별 AI 경제에서 일본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서밋의 핵심은 소프트뱅크그룹과의 협력이다.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초로 엔비디아의 DGX B200을 사용해 'DGX슈퍼POD'라는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AI 슈퍼컴퓨터를 만들 예정이다. 향후 이 슈퍼컴퓨터를 통해 일본향 거대언어모델(LLM)도 개발한다. 국내 KT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향 LLM을 만드는 것과 같다.

양사는 세계 최초의 AI-RAM(AI+5G) 통신망 '아이트라스'를 일본 전역에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아이트라스는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기기들이 한꺼번에 데이터를 주고받아도 네트워크 지연이 없도록 기지국에 연결된 AI가 최적을 상태를 유지시키는 기술이다. 소프트뱅크 주도 하에 일본 전역에 인텔리전스 네트워크가 깔리는 것이다.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 제공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아이트라스가 일본의 인프라 인텔리전스를 위한 하나의 큰 신경망이 될 것"이라며 "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와키카와 류지 소프트뱅크 부사장은 "아이트라스가 통신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길을 열어 모바일 사업자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GMO 인터넷 그룹, 사쿠라 인터넷 등 일본 클라우드 선도 기업들도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의 AI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현재 일본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일본 경제산업성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국가와 지역의 엔비디아 가속 컴퓨팅 인프라를 통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클라우드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협력해 일본의 자동차, 로보틱스, 통신, 의료 등 산업을 AI 시대에 맞게 재편하는 데 필수적인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엑센츄어, 딜로이트, TCS재팬 등 글로벌 컨설팅 리더들과 일본에 혁신 센터를 설립 중이다. 일본 산업 환경 전반에 엔터프라이즈 AI와 피지컬 AI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370개 이상의 AI 기반 스타트업이 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엔비디아 측은 "일본 내 25만 명 이상의 개발자, 10대 대학 연구 기관과 협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 엔비디아가 일본을 선택한 까닭은, 디지털 산업에서 뒤쳐진 일본이 경제산업성을 앞세워 'AI 주권'을 찾는데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붓기 때문이다. / 엔비디아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 엔비디아가 일본을 선택한 까닭은, 디지털 산업에서 뒤쳐진 일본이 경제산업성을 앞세워 'AI 주권'을 찾는데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붓기 때문이다. / 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일본을 선택한 까닭은, 디지털 산업에서 뒤처진 일본이 경제산업성을 앞세워 'AI 주권'을 찾는데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붓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컴퓨팅 자원을 강화하기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광범위한 이니셔티브를 구축했다. 지난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를 만나 AI 협력을 약속한 후 7월 일본의 AI 연구용 슈퍼컴퓨터에 수천 개의 GPU를 제공하는 등 꾸준히 일본 경제산업성과 협력해오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생성형 AI 부문에서 일본 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지속하며 일본 내 AI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는 기업이다. 일본 정부는 5월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계산 자원을 정비하는 것은 경제안보나 산업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지극히 중요하다"라며 소프트뱅크의 AI 슈퍼컴퓨터 정비를 위해 421억엔의 보조금을 결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커지는 일본 시장을 겨냥한 엔비디아의 행보가 소프트뱅크와 손잡는 것으로 귀결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기술 체급이 부족한 통신기업이 미국 빅테크와 협력하는 것은 최근 국내에서도 주목되는 흐름이다. SK텔레콤은 검색엔진 기업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연내 전세계를 무대로 한 '에스터'를 출시할 것을 밝혔다. KT는 글로벌 클라우드 2위 기업 MS와 5년간 총 2조4000억원을 절반씩 보태 AI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GPT-4o 기반 한국형 LLM도 선보인다.

국내 통신사들이 빅테크와 협력해 AI 산업을 이끌고 있지만 일본 산업 전반의 AI 강화를 위해 엔비디아가 나선 만큼 비교를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통신3사는 AI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세제 혜택과 규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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