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14일부터 21일까지 5박 8일 일정으로 페루·브라질 등 중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해외순방에는 김건희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다. 이날 환송 길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나와 윤-한 갈등이 봉합됐음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 모두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통령실은 14일 윤 대통령이 2024 페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현지시간 15일 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게 '외교의 시간'이 펼쳐지는 셈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페루 APEC 정상회의 및 브라질 G20 '尹, 외교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순방길에 올랐다.
이 자리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파울 페르난도 두클라스 파로디 주한페루 대사, 마르시아 도네르 아브레우 주한브라질 대사가 공항에 나와 윤 대통령을 환송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김건희 여사는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차례로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14일 서울에서 출발해 현지 시간으로 같은 날 저녁 APEC 정상회의 개최국인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한다. 이어 15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할 예정이다.
이후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후 'CEO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16일부터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중남미 국가를 방문해 개별 양자 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17일에는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출발한다.
정상회의 첫날인 18일 윤 대통령은 '글로벌 기아빈곤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기아와 빈곤 퇴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19일에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제3세션에서 기후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 협력을 제안하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건설적 기여 의지를 표명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국영 통신사 에페(EFE)와 서면 인터뷰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고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며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중남미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여러 중남미 국가와의 관계를 발전, 심화시켜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G20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글로벌 무역과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이 국가들의 협력을 견인하고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 계속해서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15일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시진핑 주석과 한중정상회담 유력
트럼프 당선인과 만남도 추진 "긴밀하게 소통 중"
이번 순방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와중에 이뤄지는 만큼, 윤 대통령은 북한의 복합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의 불법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페루 APEC 기간인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미일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해 오다 APEC 기간에 만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윤 대통령과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 최근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함께하는 정상회의로,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3국 정상회의는 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렸으며, 일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한중 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주석과는 지난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 계기 후 2년 만의 만남이 될 전망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다자 정상회의 외교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책임 외교를 구현할 것"이라며 "규범 기반의 국제 수호를 위한 국제 연대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우리의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무엇보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 여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2일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귀국 일정과 관련, "현재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5박 8일의 일정"이라면서도 "추가적인 변수가 0.1%라도 있는 경우 확언해서 몇 날, 몇 시에 도착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즉,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 따라 귀국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7일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만나 친교와 대화의 시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