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주 주가가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달에만 그룹주 시가총액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하는 등 하락장에도 트럼프 랠리에 올라타며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조선업이 핵심인 HD현대그룹의 경우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수혜로 업황 전망도 밝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그룹주의 시총은 전월 말 대비 4조7702억원(7.76%) 증가한 66조2417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총이 2000조원 아래로 내려가는 등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에도 그룹주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탄 결과다.
HD현대그룹주 가운데 주가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종목은 HD현대건설기계다. 하락장에도 이달에만 18.41% 뛰었다. HD현대중공업도 14.19%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HD현대일렉트릭(9.91%), HD현대인프라코어(8.85%) 등도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HD현대그룹주는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797억원, HD현대중공업 499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 461억원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투자심리를 움직였다. 조선, 인프라, 방산, 제약·바이오 등은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업종이다. 조선주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축하 통화에서 미국 군함의 함정 유지·수리·정비(MRO) 협력을 언급했다는 소식에 더욱 강세다.
HD현대그룹에는 조선(HD현대중공업·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미포), 우크라이나 재건(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전력기기(HD현대일렉트릭) 등 수혜주가 다수 포진해 있다.
주가 상승 기대감에 HD현대그룹주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도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융자잔고는 전날 기준 408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76.55% 불었다. 같은 기간 신용잔고는 HD한국조선해양 13.73%, HD현대건설기계 10.61%, HD현대중공업 9.66% 늘었다.
조선업은 HD현대그룹의 핵심 먹거리인 조선업은 트럼프 2기 정책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조선 업종은 화석연료 화석연료 투자 확대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증가해 우호적 업황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바이든 정부에서 보류해오던 LNG 수출 재개로 신규 LNG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도 재개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전력기기·건설장비 업종의 경우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따른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온쇼어링' 정책으로 현지 생산시설이 없는 국내 건설장비업체는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이 쇠퇴한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의 해상전력 경쟁에서의 활로 모색을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조선업 활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국내 조선업체의 트럼프발 특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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