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고물가가 부른 소비침체 속 와인이나 위스키 등 비싼 술 대신 소주와 맥주를 찾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해졌다.물가 상승 속에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은 주류업계의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5% 증가한 7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가 추정치인 606억원 대비 15.8% 상회한 호실적이다. 매출액은 6857억원으로 4.8% 올랐고 당기순이익도 438억원으로 100.9%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맥주 매출은 2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2% 늘었다. 소주부문 매출은 3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보다 맥주와 소주 매출이 크게 늘었다. 누적 맥주 매출은 2.2% 증가한 6446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38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소주 매출은 5.4% 증가한 1조15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54.6% 증가한 1447억 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지속하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전체적인 주류시장 규모의 축소에도 신제품 출시와 다브랜드 제품 전략으로 긍정적 실판매를 이끌어 매출 또한 지속 성장 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롯데칠성은 3분기 매출액 연결 기준 1조6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87억원으로 6.6% 감소했다.
주류 부문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2042억원으로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30.7% 감소했다.
소주 매출은 878억원으로 4.6% 늘었으며 맥주 매출은 235억원으로 16.0%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비싼 청주와 와인 매출은 감소했다. 청주 매출은 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와인 매출도 176억원으로 10.9% 하락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향후 비용 효율화를 위해 공장 생산라인을 통폐합하고, 물류거점에 자동화센터를 도입한다. 올해 169%로 예상되는 부채 비율을 2028년까지 100% 수준으로 내리고, 주주환원율을 2028년까지 연결기준 30% 이상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류의 경우 소주·맥주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증류주 ▲RTD ▲논알콜 제품 등으로 신규 트렌드에 대응할 계획이다.
실제로 고물가 여파로 저렴한 가격의 주류를 찾는 소비자들은 크게 늘었다. 이마트가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주류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산맥주 매출 비중은 25.0%로 와인(22.3%)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와인(23.9%)이 국산맥주(23.5%)를 간발의 차로 꺾고 1위를 차지했으나 1년 만에 격차를 벌리며 국산맥주가 1위를 꿰찼다. 와인 매출 비중은 1.7%포인트 낮아졌으나 국산맥주는 1.5%포인트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끊임없이 오른 물가로 소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비싼 술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술을 구매하면서 맥주와 소주 판매량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