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면 배당주’가 옛말이 되고 있다. 올해 금융주 결산배당 시가배당률이 기준금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한번 오른 배당금은 내리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13일 <주주경제신문>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금융주 10개 종목 가운데 7종목의 결산배당 시가배당률(이하 결산배당률)은 지난해 결산배당 시가배당률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시가배당률은 주식의 시장가격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최근 증권가 보고서의 각 은행주에 대한 올해 예상 순이익과 배당성향을 고려하면, 지난 8일 주가 기준 KB금융의 결산배당률은 지난해 2.83%에서 올해 1.08%, 하나금융은 3.69%에서 2.82%, 신한지주는 1.31%에서 0.98%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JB금융의 결산배당률은 지난해 6.45%에서 올해 3.01%로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 BNK금융과 제주은행 등 지방은행과 기업은행의 결산배당률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이는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로 금융주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이에 반해 배당은 예년보다 조금 오르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300 금융’ 지수는 지난해 말 834.56에서 이날(13일) 1096.31로 31.36% 상승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에 해당하는 자본을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하나금융과 신한지주, BNK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JB금융은 2026년까지 주주환원율 45%, DGB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하겠다고 공시했다.
은행은 일단 1배도 되지 않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집중하고 있다.
PBR은 주가를 장부가치로 나눈 비율로 장부가치에 비해 실제 주식의 시장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평가하는 지수다.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가치에도 미치지 못한 저평가에 빠졌다는 뜻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장부가치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PBR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밸류업 공시에 늦장을 부린 금융주들은, 주가 상승에서 소외된 탓에 오히려 배당률이 오르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은행주 가운데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곳은 우리은행, 제주은행, 기업은행, 카카오뱅크뿐이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의 결산배당률은 지난해 4.92%에서 올해 6.43%로 1.51%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당장 배당률이 내리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은 단기적으로 보고 접근하면 안 된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한번 올린 배당금은 다시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은 생각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주의 추가 주가상승여력은 각 은행마다 개별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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