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현정인 기자] 8300억원의 시가총액으로 2023년을 마무리한 펩트론은 1년 사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달성했다. 펩트론이 보유한 '약효 지속화' 기술 덕분으로 풀이되는데,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약물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제약사 시총 1위 '일라이 릴리'와 협업…코스닥 13위 등극
펩트론은 지난달 7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고,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펩트론이 체결한 계약의 내용은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들에 펩트론의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는 공동연구다. 계약은 14개월로 예정됐으며, 조건은 비공개지만 계약금은 직전 사업년도 매출액(3억3419만원)의 10% 이상에 해당한다.
공시에 따르면 펩트론이 일라이 릴리에게 '펩타이드 약물'에 대해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일라이 릴리가 비만치료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펩타이드 약물만이 대상이라는 것은 비만치료제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추가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비독점 라이선스 부여를 부여해 공동연구에서 성과를 얻을 시 일라이 릴리 외 타 기업에도 기술 수출이 가능해진다.
다만 펩트론 측은 정확한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공동연구 특성상 이미 연구할 파이프라인은 확정됐지만, 대상이 복수의 약물이라는 것만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감기' 늘리는 스마트데포, 타 약물 '확장성' 가진다
펩트론이 국내 바이오텍 최초로 일라이 릴리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스마트데포'다. 이 기술은 약물을 체내에 투여한 후 서서히 방출되게 해 약물의 혈중농도와 약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한다. 이러한 장기지속형 기술은 환자의 복약순응도와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수요가 높은 편에 속한다.
스마트데포 기술은 '펩타이드 약물'의 약효지속성 주사제 개발에 적용된다. 현재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펩타이드 약물은 ▲파킨슨병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말단비대증 치료제 등이다.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반감기를 늘릴 수 있다는 게 핵심인데, 플랫폼에서 약물만 교환하는 게 가능하다면 현재 언급되고 있는 비만치료제 외 타 약물까지 확장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게 된다.
실제로 펩트론 측은 '스마트데포' 기술이 타 약물에도 적용됐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펩트론은 스마트데포 기술로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인 '루프원'을 개발했다. 국내 판권은 LG화학이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품목허가를 신청해 식약처로부터 생산을 위한 공장 실사까지 받은 상태다.
회사는 루프원 상용화로 수익 개선을 도전함과 동시에 신공장을 설립해 펩타이드 기반 약효지속성 의약품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에 유상증자로 조달한 650억원이 공장 설립 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인데, 펩트론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약품이 생산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생산 규모는 지금보다 약 10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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