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일시적으로 부진했던 김민재의 부활은 수치로도 증명됐다.
김민재는 이제 월드클래스 수비수 반열에 오르기 일보 직전이다.
축구 통계 업체 '데이터 MB'가 13일(한국시간) 김민재가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중앙 수비수 순위를 점수를 매겼다. 100점 만점에 김민재가 92점을 받아 전체 1위에 올랐다.
김민재는 92점을 받은 가운데 팀 동료 다요 우파메카노도 85점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니코 슐로터백(도르트문트)와 동률이다. 2위는 요나단 타(바이엘 레버쿠젠)로 86점을 받아 김민재와 6점 차가 난다. 김민재가 유일하게 90점을 넘긴 센터백이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고 업체도 데이터로 김민재의 활약을 조명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서 전진패스 398회를 기록해 전체 1위에 올랐다. 2위 이니고 마르티네스(바르셀로나, 375회)보다 23회 더 많고 3위 달레이 블린트(지로나, 297회)와는 무려 100개 차이나 난다.
90분당 전진 패스도 김민재는 43.86회로 유럽 5대 리그 전체 1위였다. 2위인 니클라스 쥘레(도르트문트, 32.41회)보다 10회 더 많은 수치로 다른 선수들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였다.
나아가 김민재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올 시즌 세계 최고의 수비수임을 인정받고 있다.
CIES는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센터백 10인을 발표하면서 김민재를 1위로 올려놨다.
CIES는 축구 전문 스카우트 시스템 '와이 스카우트'의 자료를 바탕으로 각 포지션 별 현재 최고 선수 10명씩 공개했다.
김민재는 센터백으로 91.1점을 받아 전체 1위에 올랐다.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89.7점), 이브라히마 콰테(리버풀, 89.5점), 페어질 판다이크(리버풀, 89.4점),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89점), 김민재의 동료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 88.9점) 순이었다. 그 아래에 마누엘 아칸지(맨체스터 시티, 88.2점), 이니고 마르티네스(바르셀로나, 88.2점), 빌리 오르반(라이프치히, 87.1점), 마르틴 더룬(아탈란타, 87.0점)이 뒤를 이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의 센터백 두 선수를 모두 제치고 김민재는 1위를 차지했다. 2010년대 이후 수비수로는 발롱도르 역대 최고 순위(3위)에 올랐던 판 다이크보다 현재 시점에서 김민재의 퍼포먼스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김민재는 지난 2023 발롱도르에서 수비수 중 가장 높은 22위에 오르기도 했다.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김민재의 성장세에는 끝이 없다. 전북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2017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그는 단 두 시즌 만에 리그 최고 수비수로 떠올랐고 국가대표로도 뽑히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베이징 궈안(중국)으로 이적해 세 시즌을 소화한 김민재는 2021년 여름 자신을 눈여겨 본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있는 페네르바체(튀르키예)로 이적하며 처음으로 유럽 무대에 발을 들였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쉬페르리그를 압살하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이듬해 나폴리(이탈리아)로 이적하며 유럽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김민재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으며 나폴리의 '철기둥'이 됐다. 그는 나폴리에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안겼고 다시 1년 만에 유럽 최고 명문 팀 뮌헨으로 향했다.
첫 시즌에 토마스 투헬 감독과 전술 문제로 인해 고전했다. 하지만 올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이 오면서 김민재의 수비 능력이 다시 극대화되고 있다. 높은 수비라인으로 발생하는 넓은 뒷공간을 커버하고 앞으로 나와서 상대 전진을 먼저 차단하는 능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에 올 시즌 김민재의 패스 능력도 발전했다. 그는 벤피카(포르투갈)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패스 113회를 모두 성공시켰다. 이는 축구 세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2004시즌 이래 대회에서 100% 성공률을 보인 패스 횟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12연패에 실패한 뮌헨이 콤파니 체제에서 다시 달라진 이유로 수비진의 안정화를 꼽았다.
매체는 "뱅상 콤파니 체제에서 뮌헨은 분데스리가 4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6년 만에 처음으로 달성했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의 강력한 수비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뮌헨이 수비적으로 2018년 이래 안정적이다. 이는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덕분이다. 분데스리가 4경기 동안 실점이 없었다. 이는 6년간 뮌헨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다. 한지 플릭, 율리안 나겔스만이나 토마스 투헬 체제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시즌 초반에 뮌헨 수비진이 여전히 불안함을 보였다. 특히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개막전과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이 그랬다. 뮌헨은 또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스페인)를 상대로 많이 실점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후 다른 모습이 보였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신뢰를 구축했고 점점 더 조화를 이뤘으며 수비가 성벽처럼 서 있다는 확신을 줬다"라고 했다.
매체는 특히 김민재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칭찬했다. 매체는 "지난 시즌 김민재가 바라던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케리 하우 기자의 의견을 인용했다.
하우는 "김민재가 뮌헨에 온 지 1년이 됐다. 그는 시간이 필요했고 다른 언어를 하는 또 다른 국가에서 왔다. 그에게 쉽지 않았다. 그는 정착했고 현재 스스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매체는 "단단한 수비진은 콤파니 체제에서 새로 구성된 수비진의 성공이다. 선수로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준 콤파니는 수비진과 강력한 소통 및 활동에 의지했다. 콤파니와의 강력한 협업이 이제 보상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파메카노는 슈투트가르트전 4-0 대승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수비진과 정말 많은 영상 분석 시간을 갖는다. 그는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난 이번 시즌 자신이 있고 그에게 연료를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김민재는 물론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지난 8일 벤피카(포르투갈)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 1-0 승리 후 인터뷰에서 "난 자신감이 있고 뮌헨이 완전히 집처럼 느껴진다"면서도 "더 해야 한다. 난 아직 나폴리에서 보여줬던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라면서 발전을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이터MB, 옵타, 라가제타델로스포르트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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