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5대 증권사의 올해 9월 말 기준 자산규모 30억원 이상 슈퍼리치 고객은 1만3737명으로 2년 전보다 4459명 증가했다. 2년새 1.5배(48%)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2월말과 비교했을 땐 1738명(14.5%) 증가한 수치다. 5대 증권사의 30억 이상 슈퍼리치 고객이 1만3000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억원 이상 슈퍼리치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4500명이었다. 이는 2년 전(2500명)보다 무려 2배 가까이(2000명) 증가한 것이다. 해당 데이터는 법인과 기관을 제외한 순수 리테일 개인고객 기준이다. 5대 증권사의 30억원 이상 슈퍼리치 고객이 늘어난 건 고액자산가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면서다. 즉 증권사 자산관리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고액자산가가 늘어난 것이다.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수는 2022년 38만5000명에서 2023년 41만60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 수 또한 2022년 3만1000명에서 2023년 3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최근 증권사들은 IB(기업금융),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이외에 주요 수익원으로 WM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 고액자산 고객 자산관리 및 WM 글로벌 자산배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PWM부문 신설했다. 기존에 있던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조직을 부문으로 격상한 것으로 산하에는 패밀리오피스센터를 편제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 패밀리 오피스 전담 지점을 설립한데 이어 지난 6월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조직인 영앤글로벌영업팀을 신설했다. 현재 삼성증권은 가문 자산관리를 위해 자녀와의 1:1 집중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금융상품과 재무회계, 부동산 등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초 고액자산가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WM사업부와 PB사업부를 통합한 PWM사업부를 올해 초 출범시켰다. 고액자산 관리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꾸린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프라이빗뱅커(PB) 채용을 확대해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PB직군만을 위한 공채 전형을 추가로 신설했다. 앞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9월10일 한양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기자와 만나 "PB(프라이빗뱅커)를 크게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슈퍼리치 전담조직인 GWM 패밀리오피스를 신설해 예비 경영자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중이다.
KB증권은 고액자산가 관리를 위해 VIP 특화점포를 늘리고 있다. 2022년에 압구정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관리센터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신흥 부촌인 반포 원베일리에 2호점을 오픈했다. 연말에는 도곡 일대에 3호점 오픈도 준비 중이다.
특화점포를 통해 회계법인과 연계된 승계, 증여 등 세무 서비스와 은행과 관련한 절세 방안 전략 등을 제공한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 고액자산가 등 차별화된 리테일 고객 기반을 보유한 대형증권사의 시장점유율 방어가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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