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수험생도 무사히 입실…인천 시험장 58곳서 수능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인천의 58개 시험장 일대에서 힘찬 응원과 격려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수능 시험장인 인천시 미추홀구 인화여고 교문 앞에는 일찌감치 자리 잡은 교사들이 수험생의 어깨를 연신 두드리고 간식을 나눠주며 격려 인사를 건넸다.
이진실(55) 학익여고 교사는 "이곳 시험장에서 학생 79명이 수능을 봐서 응원하러 나왔다"며 "모두 떨지 말고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험장인 동구 동산고에서는 각종 응원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선후배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며 적막한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정요셉(19)씨는 "지난해 수능 때 후배들의 응원을 받아 보답하는 의미로 나왔다"면서 "긴장 풀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8∼10일 육지로 나와 호텔에 묵은 대청·덕적·백령·연평도 등 섬 4곳의 학생 35명도 인천시가 제공한 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속속 도착했다.
서해 북단 섬에 사는 이들 수험생은 시험장이 없는 섬마을을 떠나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며칠간 숙식을 해결하며 수능 전날까지 막바지 공부에 나섰다.
연평고 유대건(18)군은 "준비한 모든 과정을 잘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시험에 임하겠다"며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섬 학생들은 수능을 치르고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오전 배를 타고 섬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배웅에 나선 부모들은 자녀가 교문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한참을 서서 지켜보거나 천천히 발걸음을 돌리며 눈물을 훔쳤다.
아들을 배웅한 조영심(54)씨는 "대학에 가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겠다는 아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열심히 노력했으니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입실 종료 시각을 앞두고 교문 주변에 발길이 잦아들 때쯤 택시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급히 시험장에 도착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김모(18)양은 "어머니가 갑자기 출장을 간다고 해서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10∼15분이 지나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배달 일을 하는 친구에게 연락해 급히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며 한숨을 돌렸다.
한 20대 남성은 수험생인 동생이 신분증을 집에 두고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신분증을 챙겨 시험장에 도착하기도 했다.
올해 인천에서는 오전 8시 40분부터 시험장 58곳에서 일제히 수능이 시작됐다. 인천 지역 수능 지원자는 2만8천149명으로 지난해 2만6천686명보다 1천463명(5.48%) 늘었다.
경찰은 시험장 반경 2㎞ 이내 주요 도로에 경찰관 357명과 모범운전자 등 234명을 배치하고 순찰차와 오토바이 112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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