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이 체중 감량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새로운 다이어트 약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덴마크의 제약업체 노보노드(Novo Nordisk)는 2030년까지 차세대 다이어트 약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을 발표했으며,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도 2026년 경구용 체중 감량제 생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스위스 로슈(Roche), 미국 화이자(Pfizer), 다수의 스타트업들도 이 거대 시장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GLP-1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약물이다. GLP-1은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는 호르몬으로, 이를 활용한 체중 감량 약물은 체내에서 빠르게 효과를 발휘하며 각광받고 있다.
노보노드는 주사제뿐만 아니라 경구용 형태의 차세대 다이어트 약을 개발 중이며, 2023년 기준 체중 감량 약물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일본 중외제약과 함께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약물의 글로벌 상업화 및 추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 초 제품 생산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릭스 CEO는 현재 11개의 체중 감량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다이어트 약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약 1,0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스위스 로슈와 미국 화이자도 GLP-1 약물 시장에 합류했으며, 로슈는 다이어트 약물 개발 기업을 27억 달러에 인수하며 경구용 GLP-1 약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LP-1 약물의 각광은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다양한 질환에도 효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 덕분이다. 당초 GLP-1 약물은 혈당 조절을 위한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최근 연구 결과 심부전, 신장병 등 순환기 질환과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신경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 약이지만 여러 질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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