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AI 반도체 호황 지속"...삼성·SK에 긍정 영향 미치나

"내년에도 AI 반도체 호황 지속"...삼성·SK에 긍정 영향 미치나

한스경제 2024-11-14 06:00:00 신고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김태형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HBM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0원(3.64%) 하락하며 52주 최저가인 5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하락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반도체 종목의 주가는 내리막 길이다.

이처럼 관련 기업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AI 반도체의 지속적인 호황은 최근 나왔던 '반도체 겨울'과는 상반되며 우리나라 수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소속 서실리아 찬 애널리스트는 12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D램 과잉 공급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일시적인 과잉 공급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 강화 기조에 SK하이닉스의 주가도 7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지만 이러한 규제가 HBM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엔비디아는 연말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제품에 이어 오는 2026년 '루빈'을 출시한다. 루빈에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HBM4(6세대)가 8개, 루빈 울트라에는 12개가 탑재된다고 알려졌다. 시장에선 HBM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HBM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업체들은 생성형 AI 서버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외에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HBM이 필요하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면서 "내년에도 AI 반도체 시장은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분야 글로벌 1위 기업 TSMC에도 AI용 반도체 주문이 넘치고 있다.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만 TSMC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내년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의 가동률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언론들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TSMC에 대한 애플의 내년도 1분기 아이폰 '테이프 아웃'(반도체 설계 결과물을 파운드리에 전달) 물량의 10% 하향 조정과 4분기 소비자 전자기기의 비수기에도 해당 공정 가동률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와 반도체 수출 증가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BI는 보고서는 SK하이닉스의 HBM 부문 매출이 지난해 40억달러(5조6000억원)에서 내년 250억달러(35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상각 전 영업이익이 올해 50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에도 3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24%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AI 반도체 수요가 지속 유지될 것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 회복세에 따라 정부의 수출 총액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의 HBM 매출 의존도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HBM의 생산이 좌우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3845억원으로 같은 기간 메모리 업계 1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12조3000억원(파운드리 포함)에 3조원 가량 높았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HBM'이 견인했다. 최근 범용 D램은 소비회복 지연과 재고 증가, 중국산 D램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부진하다. SK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전체 D램 매출 비중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었다. 4분기에는 40%에 이를 전망이다. 당분간 이와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사진=SK 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사진=SK 하이닉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10~12월) D램 고정거래가격 변동률을 당초 ‘보합’에서 '3~8% 하락'으로 하향조정하며 내년에도 D램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7~9월)부터 고부가 HBM3E의 양산이 본격화되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HBM3E 8단과 12단의 엔비디아 공급 여부에 따라 매출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고 이에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4분기 D램에서 HBM 매출 비중은 30%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주요 고객사들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과제에 맞추어 최적화된 HBM3E 개선 제품의 양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어 차세대 HBM4의 개발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도 현재 양산 중인 HBM3E 8단과 12단에 이어 내년 상반기 16단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양산하는 HBM4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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