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되는 KBS '생로병사의 비밀' 931회에서는 '강박장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편이 그려진다.
강박장애(OCD)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불편한 생각이나 이미지가 떠오르는 강박사고와 그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인 강박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35년째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임병각(50) 씨.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임병각 씨의 모든 일상에는 강박행동이 자리잡고 있다. 씻는 횟수와 약을 먹는 시간, 충전기를 꽂아야 하는 횟수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그만의 규칙이 있다. 이러한 강박 행동으로 인해 직장생활이 어려워져 고향에 내려와 지낸 지도 벌써 8년. 시간이 지날수록 지켜야 하는 강박행동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데...
보통 사람들은 충동적 사고가 생기면 금방 잊고 넘어가지만, 강박장애 환자들은 그 사고에 갇히게 된다. 김지우(가명, 21) 씨는 자신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해를 끼쳤다면 어떡하지’라는 비합리적인 강박사고에 자주 사로잡힌다. 생각과 행동을 동일시하며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김지우 씨. 비합리적인 사고로 고통받는 강박장애의 본질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강박장애,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강박장애는 정신질환 중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속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치료가 필요한 강박장애 환자들이 병원을 너무 늦게 찾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병 후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렇다면 강박장애 환자들이 유난히 치료를 늦게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강박장애 환자 대부분은 강박 증상을 소아청소년기부터 겪는다. 이 시기에는 병의 증상이 약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또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생각들이 강박사고로 떠오를 때,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쁜 사람이 된 것 같고,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병원 방문을 꺼리게 된다.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정신질환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박승민(가명,22)씨 또한 본인의 강박장애 증상을 알고 있었지만 병원에 다니면 취업에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부모님의 걱정에 치료 시기를 놓쳤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막연한 생각은 군에 입대하며 달라졌다. 훈련소에 들어가고 자신의 집을 확인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자, 공황 증상까지 겪게 된 것이다. 현재 박승민 씨는 귀가조치를 받고 강박장애 치료를 받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강박 증상이 나타난 박연우(가명, 25) 씨. 자주 손을 씻는 행동은 성인이 되며 더욱 심해졌고, 자신의 안전한 방 이외에는 무조건 알코올로 소독해야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는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오염 강박이 심각한 상태. 증상이 심각해지면서 우울증도 찾아왔다. 강박장애를 치료하고 싶지만 오래된 강박사고와 행동이 개선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과연 박연우 씨는 달라질 수 있을까?
'생로병사의 비밀'제작진은 박연우 씨의 강박장애 개선을 위해 인지행동치료 전문가이자 서강대 심리학과 김현식 교수를 만나 3주간의 변화를 지켜봤다.
제작진이 만난 대부분의 강박장애 환자들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 본인이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에 지나치게 집중하며 불안을 느꼈다. 강박장애 인지행동치료에서 핵심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것이다. 불편함이 조금 남아있더라도 몰두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곧 불안도는 내려가고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강박장애, 완치할 수는 없지만 떠오르는 강박적인 생각들을 받아들이고 흘려보낸다면 호전될 수 있다. 실수해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13일 수요일 밤 10시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강박적 사고를 흘려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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