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거래소마다 동일한 코인의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주요 코인의 가격이 거래소마다 차이가 나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없기 때문에 가상자산의 가격은 거래소마다 다르다. 이는 거래소마다 시스템, 거래량, 서버 용량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주식의 경우, 코스피, 코스닥 시장 등 전체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장 시작 시간, 장 마감 시간을 두고 공통된 거래가 약속된 시간에 함께 진행된다. 하지만 가상자산의 거래는 빗썸, 업비트 등 여러 거래소 들이 개인적인 '법인'에 해당한다. 개별 '법인'이 만든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세 차익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두 번째 이유는 거래소 별 공급과 수요 차이에 의해 시세가 발생한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대 거래소에서 거의 95% 투자가 이뤄진다. 하지만 각 거래소마다 상장되어있는 코인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고, 같은 코인이 상장되어 있다고 해도 호가가 다른 경우도 있다. 또 거래되는 양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코인을 거래하더라도 거래소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유동성이 높은 거래소는 가격 변동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자산은 투자자가 매수나 매도를 원할 때 쉽게 거래를 체결할 수 있으며, 큰 거래에도 가격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유동성이 낮은 경우에는 작은 거래량에도 가격이 크게 변동할 수 있으며 매도하려는 수요가 몰리면 갑작스럽게 유동성이 고갈될 위험이 있다.
세 번째 이유는 환율과 국가별 규제의 차이다. 글로벌 거래소와 로컬 거래소는 서로 다른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거래소는 보통 여러 나라의 법정화폐를 지원하고, USD, EUR, JPY, GBP, KRW 등 다양한 통화를 입출금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각국의 규제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의 거래를 지원한다.
그에 반해 로컬 거래소는 특정 국가의 법정화폐만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해당 국가의 법적 규제를 준수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로컬 거래소는 한국의 금융당국과 협력해 운영되고, 일본의 거래소는 일본의 FSA(금융청)의 규제를 받는다.
이러한 가격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가상화폐 거래를 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거래소마다의 가격 차이를 활용해 차익을 노리는 아비트리지(재정거래) 전략을 취할 수도 있지만, 수수료와 시간 차이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거래량이 많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거래소마다 코인 가격이 다른 것은 유동성, 수요와 공급, 환율, 국가별 규제 등 여러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이 암호화폐 거래에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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