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호에 쿠웨이트전 로테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아르디야 자베르 알아흐마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쿠웨이트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 1위(승점 10), 쿠웨이트는 5위(승점 3)에 위치해있다.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대표팀이 완전체가 됐다. 11일 국내파와 오세훈이 한국에서 쿠웨이트로 넘어가고,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쿠웨이트에 합류했다. 김민재, 황인범 등 일부 유럽파도 쿠웨이트에 빠르게 들어왔다. 11일 훈련 종료 후 이강인과 이현주가 쿠웨이트에 도착했고, 12일 오전 손흥민, 설영우, 오현규까지 오면서 완전체가 됐다.
실질적인 전술 훈련은 13일에 치러진다. 12일까지는 주요 선수들이 회복 훈련에 전념했다. 대표팀에 유럽대항전을 병행하는 선수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당연한 조처였다.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 일정을 병행하는 선수들의 혹사 문제가 화두에 오른 가운데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손흥민을 두고 대표팀에 건넨 말이 화제가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입스위치타운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표팀과 협력해 이 상황에 대해 접근해야 한다. 손흥민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계속해서 뛰어왔다. 우리는 건강한 손흥민을 원한다”라며 손흥민의 출전시간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홍 감독도 “손흥민이 대표팀에 합류하는 대로 면담을 통해 출전 시간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손흥민 외에도 몸 상태를 세심히 관리해야 할 선수들이 있다. 김민재와 황인범이다. 1996년생으로 신체적 전성기를 맞아 유럽 무대에서 걸출한 활약을 보이는 두 선수는 최근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서며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워낙 중요한 위치를 점해 소속팀 감독들도 쉽사리 이들을 교체하지 못한 까닭이다.
황인범은 10월 A매치 이후 7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고, 지난 알메러시티와 리그 경기에서 후반 15분 교체된 걸 제외하면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출장 시간은 총 600분이었다. 김민재도 바이에른 주전 센터백으로 같은 기간 7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고, 565분을 뛰었다. 최근 2경기에서는 연속으로 풀타임 출장했다.
이번 중동 2연전은 월드컵 본선 진출 성패를 판가름할 중요한 경기다. 그럼에도 주전 선수들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로테이션이 필요하다. 선발로 내보내는 게 불가피하다면 일찌감치 승기를 잡고 후반 중반 교체를 통해 체력 안배를 도모해야 한다.
지금까지 홍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에 비해 실제 경기 운영에서는 안정적인 성향이 강했다. 이번에는 과감한 변화도 도전할 만하다. 이를테면 김민재 대신 권경원이나 정승현을 넣어 조유민과 호흡을 보거나 황인범 대신 백승호나 홍혁석을 투입해 빌드업 작동 여부를 실험하는 것이 있다. 손흥민도 배준호나 이현주처럼 신성들이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풀타임을 기용할 필요는 없다.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은 변함없는 대표팀 핵심들이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바라본다면 이들을 아껴 써야 한다. 쿠웨이트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치르는 2연전은 이들에게 일정 시간 휴식을 부여하고, 후보 자원들을 실험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로테이션을 돌리고도 승리를 얻을 때 대표팀이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주전 자원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해볼 만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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