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티맥스그룹의 핵심 계열사 티맥스에이앤씨가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을 내보내는 등 정리해고에 가까운 권고사직을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에이앤씨는 한 달 넘게 권고사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여 자금난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최근 전체 임직원 1200여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거쳐 권고사직을 진행했다. 임금체납 등 회사 처우에 불만을 느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퇴사 의지가 없는 직원들에게도 무리하게 사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직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사직을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암시하는 언행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고사직 요구를 받고 퇴직을 결정한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정한 목표치가 있는지 사업TF팀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팀을 만들고, 일부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며 "해당 팀으로 배정받게 되면 퇴직 시 경력증명서에 소속이 사업TF팀으로 나오게 된다며 사직을 우회적으로 권유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동 관계자에 따르면 티맥스에이앤씨는 지난달 25일 사업TF팀으로 인사 이동하는 명단을 공고했다. 직원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 발령을 통보했다. 이 중 인사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직원들까지 사업TF팀에 배정되면서 기준이 모호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결국 발령 통보를 받은 대다수 직원은 자의 반 타의 반 퇴직서를 쓰고 회사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9일 기준 전체 직원 수는 700여명으로 줄었다.
절반에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지만 권고사직 칼바람은 계속 불고 있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자발적으로 퇴직 의사를 밝힌 인원들까지 사업TF팀에 발령을 내며 인원 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직원들이 남은 연차를 소진하지 못하도록 퇴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기본적 권리로 퇴직 전 연차 사용을 원하는 근로자에게 이를 보장해야 한다. 혹은 퇴직 시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는 식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다만 자금난에 빠진 티맥스에이앤씨가 이 같은 권리를 제대로 보장해줄 지 의문이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지난 9월부터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당장 11월 급여와 퇴직금 지급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티맥스에이앤씨는 소유한 자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 자본 잠식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의 총부채는 총자산보다 1654억원가량 많았다.
이에 티맥스에이앤씨가 내놓은 대안은 인원 감축이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단기적인 처방책에 주력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티맥스에이앤씨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핀테크 등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운용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슈퍼앱 '가이아'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가이아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티맥스에이앤씨 관계자는 "직원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자발적으로 퇴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긴축 경영에 들어갔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사업이 정상화되면 퇴직금이나 밀린 급여도 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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