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이 승인됨에 따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12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통해 이 회장의 대한체육회장 3연임 자격을 승인했다. 대한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연임까지는 제한 없이 수행할 수 있지만, 3연임부터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음에도 변화는 없었다. 지난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운용 등 수많은 비리가 드러났다. 하나만 저질러도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낙인찍힐 내용들로 가득했다.
그럼에도 대한체육회 공정위는 이 회장이 2019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으로 활동한다는 점,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점 등을 이유로 3선 도전을 허가했다. 대한체육회 공정위를 이 회장이 선임해 사실상 ‘사조직’이라는 비판을 들어온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 이 회장이 올림픽에 기여한 바가 실제보다 부풀려졌고, IOC 임원 활동도 70세 정년이 되는 내년 12월에 종료된다는 점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 회장의 3선 도전이 승인됨에 따라 정 회장의 축구협회장 4선 도전도 탄력을 받을 걸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4선 출마에 의욕을 가진 걸로 알려졌고, 국회 현안 질의 등에서 4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심사숙고하겠다’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은연중에 출마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현재 대한체육회 공정위 기준이라면 정 회장이 4선 도전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대한체육회 공정위의 3연임 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인데, 이 중 국제기구와 관련한 점수는 30점에 달한다. 정 회장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으로 당선됐는데, 단독 출마로 경쟁자 없이 뽑힌 것이다. AFC에 할당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이나 평의회 위원 선거에 번번이 낙방했고, 2023년 7명 중 5명을 뽑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6위로 낙선한 ‘외교 참사’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정 회장이 추가로 점수를 얻을 곳도 많다. 올해 자서전 ‘축구의 시대’를 펴내며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이는 종목·지역 체육 발전 비전 제시 점수를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는 자신의 자산이 아닌 현대산업개발 돈을 사용한 ‘40억 원 사재 출연’도 재정 기여도 점수에 반영될 전망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나 2023 AFC 어워즈 및 2024 AFC 컨퍼런스 한국 유치 등도 성과로 들어간다.
12일 대한축구협회는 일부 규정을 개정하며 축구협회장 선거 일정을 공개했다. 12월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전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12월 25일부터 12월 27일까지 후보자를 등록한다. 2025년 1월 8일 축구협회장 선거가 열리고, 여기서 뽑힌 신임 회장은 2025년 1월 22일 정기총회를 통해 임기를 시작한다.
<참고>
스포츠공정위원회 3연임 이상 평가 기준
참고>(정량평가 50 + 정성평가 50)
정량평가(총 50점): 국제기구 임원 진출(10점), 재정 기여도(10점), 단체 운영 건전성(10점), 이사회 참석률(10점), 포상 여부(5점), 징계 및 개인 범죄사실 여부(5점)
정성평가(총 50점):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 및 가능성(20점), 종목·지역 체육 발전 비전 제시(10점), 재임 기간 중 공헌(10점), 임원으로서의 윤리성, 청렴도 제고 방안(10점)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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